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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17일(月)
‘무능 바이러스’가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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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경제산업부 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때문에 매출이 급감한 남대문시장 상인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을 붙잡고 “살려 주세요. 살게 좀 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13일 열린 문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총수, 경제단체와의 간담회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롯데호텔 객실 예약이 2만8000개가 취소됐다”고 했다. 다른 외국인(1인당 639달러)보다 쇼핑 비중이 압도적인(1234달러)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100만 명 감소할 경우 관광수입 감소액만 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이미 분석(대외경제정책연구원)됐다. 신종 코로나로, 가뜩이나 어려웠던 내수 경기가 곤두박질치고 있음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내수뿐인가. 중국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로 현대자동차 등은 이미 생산라인을 세우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자동차를 포함해 그런 일이 재발하거나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개연성은 제거되지 않았다. 중국 확진 환자가 하루 새 9배로 늘어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불거진 통계의 신뢰는 오히려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얽히고설킨 한국의 대(對)중국 가치사슬은 과거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현격히 심화해 폭풍 같은 나비 효과를 안기게끔 구조화됐다. 이미 충격이 가시화되면서 주요 상장기업의 1분기 실적 전망은 날개 없이 추락했다. 이번 주부터 신종 코로나 쇼크가 반영되면서 공개될 미국, 유럽 등 선진 각국과 중국, 한국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2월 수출입 통계, 1분기 경제 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주는 쇼크의 강도는 매우 크고 깊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지난 12, 13일을 기점으로 문 대통령이나 정부도 경기 위축·급락의 심각성은 인지한 듯싶다. 부쩍 현장을 찾거나, 설비투자나 신규 채용 등에서 시계(視界) 제로에 몰린 대기업에 “신종 코로나는 조기 종식된다” “과감히 감세(減稅)할 테니 투자하라”고 달래고, “대기업이 상생(相生)모범이다”라고 추켜세웠다. 중소 피해 기업 자금 지원과 함께 수출 활성화 대책도 살피고 있다. 이런 대책으로 경기 급락을 저지하고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까. 세계 최고 수준의 법인세, 상속세를 부과해 투자와 기업 영속 의욕을 꺾어 놓고는 돌연 선심성 감세 카드를 내밀었다. 골 깊은 반기업·친노동 정책 탓에 기업 경영 환경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전락했는데 느닷없는 친기업 행보다. 임기응변 같고 진정성이 있나, 의심이 든다. 경제계 관계자는 “자칫 경제 실정(失政) 부각으로 4·15 총선을 망칠까 싶은 조바심, 위기감의 발로 아닌가”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극복될 것이다. 너무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맞는다.

그러나 이로 인해 파생된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선결 과제가 있다. 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과 갈라파고스 규제 방치 등 지난 2년 9개월의 시간 동안 이미 드러난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부터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친시장적인 방향으로 과감히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신종 코로나가 사라진다 해도 경제를 훼손하고 후진적으로 전락시키는 무능(無能)의 바이러스는 더 창궐할 듯싶다. 한국 경제가 싸워야 할 진정한 병마(病魔)다.
e-mail 이민종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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