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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18일(火)
종이 위에 피어난 ‘꽃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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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지연, 광릉요강풀(Cypripedium japonicum), 35×41㎝, 수채화, 2007
온 힘을 기울여 만든 작품을 일러 역작(力作)이라 한다.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드는 것은 좋은 작품이 되기 위한 충분조건일 수 있다. 역작에는 불필요한 사족이 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절제와 과잉 사이에서 최적화 지점을 찾는 것, 문제는 그것이다.

종이 한 장 위에 펼쳐지는 역작도 있다. 식물 세밀화(botanical painting)가 그것이다. 식물도감용 일러스트에서 출발, 식물 생태의 전모를 정밀하고 생생하게 기록하고 재현하는 그림이다. 구지연의 화면에서 우리 희귀종 식물이 생기 왕성하게 되살아나는 것이 극한의 정밀성 때문만은 아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심혈을 쏟았다’는 말이 어울린다. 사진보다 더 생생한 묘사가 생명인 그림. 세필의 정밀묘사로 식물의 눈부신 자태를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림이 되게 하는 것은 발품이다. 보라, 이 꽃의 환한 표정을. 작가의 따뜻한 마음과 눈길을 알아챈 것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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