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초비상>성동구서도 불특정 감염… “지역사회 방역망 이미 뚫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 오전 불특정 감염원에 의한 지역사회 감염으로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서 외래환자들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신규환자, 해외여행 이력없고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도 없어
11세 어린이 확진자도 첫 발생

文대통령, 교육감과 대책 논의
“휴교 등 통일된 지침 마련해야”

서울 종로구, 대구 등에 이어 서울 성동구까지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확진자가 속속 등장하면서 이미 지역사회 방역망이 뚫렸다는 방역 전문가들의 판단이 나오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만나 감염됐는지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유행 국면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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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와 접촉도 확인되지 않는 신규 확진자가 서울 성동구에서 발생했다. 감염경로가 묘연한 종로구 거주 노부부가 29·30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 3일 만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규 확진자는 성동구 사근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78) 씨로 해외여행력이나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에 따르면 이 씨는 이날 새벽 한양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전날 고열 등의 증세로 한양대병원 외래환자로 방문한 이 씨는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폐렴을 확인한 의료진에 의해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로 판단되고 한양대병원 선별진료소로 안내돼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다.

방역 당국은 한양대병원에 대해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을 격리하고, 방역소독 등 조처를 했다. 한양대병원 응급실은 이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폐쇄됐다.

종로구 노부부 확진에 이어 전날 대구에서 누구한테 감염됐는지 확인되지 않은 31번째 확진자가 나왔고, 이날 성동구에서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국내 네 번째 확진자가 등장하면서 전문가들은 안일한 방역체계를 당장 전면적으로 확대·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방역은 뚫렸다”며 “대학병원이나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를 한 번 의심해서 검사해보는 것이 가능한데 개인병원이나 중소병원, 특히 내과계열이 아닌 곳은 그냥 알고도 당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20번 확진자(42세 여성, 한국인)의 딸(11세, 한국인)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고 분당서울대병원으로 격리됐다. 20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있던 중 증상이 확인됐으며, 검사를 받고 최종 양성으로 판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도교육감과의 간담회에서 “아이 안전을 지키는 건 정부와 교육 당국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유치원을 포함해 학교 휴업이나 휴교에 대해서도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이나 지침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성훈·윤정아·민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