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소개팅 첫날 한눈에 반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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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산(27)·염보연(여·26) 부부

2017년 겨울. 해외에서 일하고 돌아온 저(보연)는 너무 외로워 친구에게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했습니다. 마침 친구는 소개해줄 사람이 있다더군요. 전 바로 OK를 외치고 사진을 주고받았죠. 그런데, 막상 사진을 받아보니 상대 남자분은 제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사진 속에서는 근육도 없고 얼굴도 너무 검게 보였거든요. 그 남자가 바로 해산 씨예요. 약속 당일까지 전 만남을 고민했어요. 옷까지 다 골라놓은 상태에서도, 소개팅 자리에 나가는 걸 망설였죠. 소개팅 당일, 전 지하철역에 먼저 도착해 해산 씨를 기다렸어요. 멀리서 한 남자가 제게로 달려오더라고요. 그 순간 세상이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보였습니다. ‘이런 게 첫눈에 반한다는 건가?’ 싶더라고요.

저희는 만나자마자 맥주를 마시러 갔습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제가 키우는 강아지 이야기를 꺼냈죠. 그런데 해산 씨도 “저도 강아지 좋아해요”라며 맞장구를 치더라고요. 5년 전 죽은 강아지를 회상하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해산 씨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반했죠. 만난 지 한 달쯤 됐을 무렵. 전 갑작스레 가족상을 당했습니다. 만난 지 얼마 안 된 해산 씨에게 말하면 부담이 될까 봐 혼자 울며 밤을 지새웠어요. 다음 날 아침. 해산 씨에게 메시지가 왔어요. “보연아, 꿈에서 네가 펑펑 울어. 무슨 일 있니?” 그 순간, 소름이 쫙 돋았어요. ‘이 남자, 정말 나를 사랑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산 씨는 결혼하기에는 이른 나이지만, 제게 늘 “결혼하자”고 말했어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생각해보니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는 결심이 서더라고요. 그렇게 어린 나이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됐습니다. 요즘은 매일 아침 해산 씨를 위한 도시락을 싸며 행복한 신혼을 즐기고 있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