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美 스프링캠프 가다>한솥밥 먹는 형제 “팀 우승 밑거름될 것”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K 최정-최항 형제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활짝 웃고 있다.

SK 최정·최항

동생 ‘개인 코치’ 자청한 최정
“타격 간결·수비 민첩해져 기대”
주전 2루수 자리 경쟁하는 최항
“형 따라 야구… 저의 본보기죠”

SK의 최정(33)-최항(26)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 피를 나눴으니 당연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원년인 1982년 OB에서 데뷔한 구천서-재서 쌍둥이를 포함, KBO리그에 1경기 이상 출전한 형제 선수는 25쌍이다.

최정과 최항은 올해도 한솥밥을 먹는 유일한 형제 선수다. 최정과 최항은 지난 1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SK 스프링캠프에서 비지땀을 쏟고 있다.

최정과 최항은 스프링캠프의 모범생. 형제는 가장 먼저 훈련장에 출근해 가장 늦게 퇴근하며 야간엔 개인훈련에 몰두한다. 현지시간 20일. 둘은 오전 7시 웨이트트레이닝에 돌입했고,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되는 팀 훈련을 소화했다. 공식 훈련은 오후 6시까지. 하지만 둘은 오후 7시 배트를 다시 잡았다. 최정과 달리 최항은 김창평(20), 유서준(25), 최준우(21) 등과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경쟁률이 4대 1이나 된다.

동생에게 형은 가장 든든한 버팀목. 최항이 홈 송구를 실수, 민망한 표정을 짓자 최정은 “괜찮아, 신경 쓰지 마”라고 격려했다. 최정은 동생의 ‘개인 코치’를 자처, 스윙 자세 교정 등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최정은 “수비, 타격 훈련을 살펴보면 동생의 몸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배트가 간결하게 돌아가고 수비에선 민첩성, 순발력이 향상했다”고 귀띔했다. 형제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야구를 배우고 익혔다. 동생에게 형은 훌륭한 자극제이자 본보기. 최항은 “형을 보면서 꿈을 키웠고 늘 형이 하던 대로 따라 했다”면서 “형은 따라잡기엔 먼 존재지만, 비슷해지려고 애를 쓴다”고 말했다.

최정은 올해 주장 완장을 찼다. 최정은 내성적이지만, 캡틴이 된 뒤엔 달라졌다. 특히 소통에 적극적이다. 동생은 물론 신인인 김성민(19)과 최지훈(23), 류효승(24) 등을 짬이 날 때마다 불러 경험담을 건네고 있다. 최정은 “경험은 부족하지만, 열정을 지닌 후배들이라 기특하다”면서 “잠재력이 뛰어나고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있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항은 수비력 강화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최항은 “메모, 영상을 살펴보면서 복기하고, 실수를 수정하고 있다”며 “형이 이것저것 챙겨주니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항은 “주전 경쟁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며 “이곳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겨루다 보면 한 단계 성숙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은 강한 타구 생산을 위한 타격폼 수정에 정성을 쏟고 있다. 최정은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고, 임팩트에 힘을 싣는 감각을 익히고 있다. 최정은 2016년 40홈런(공동 1위), 2017년 46홈런(1위), 2018년 35홈런(7위)이었지만 지난해엔 29홈런(공동 2위)이었다.

최정은 “공인구 반발력이 줄어들었는데, 장타 욕심을 내면 오히려 타구가 잘 뻗지 않는다”면서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나오도록 배팅 타이밍 등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형제의 목표는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 SK는 지난해 팀 창단 이후 최다승(88승 1무 55패)을 거뒀지만 두산에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내줬고, 플레이오프에서는 키움에 3번 내리 져 탈락했다. 최항과 최정은 “올 시즌엔 SK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것”이라면서 “강한 SK, 연승을 거두는 SK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플로리다 = 글·사진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