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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24일(月)
‘자성’띤 마이크로 로봇, 손상 연골에 안착… 줄기세포 95%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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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전승훈 기자
■ 토끼 무릎 연골 재생 세계 첫 성공

치료 희망부위 정확히 도달
자석밴드 부착해 확실히 안착
기존 주사법 20% 전달 그쳐
낮은 치료 효과 극복 큰 의미

무릎 인공관절 수술 대체 기대
체내 삽입 로봇 상용화 진일보
연구진 “3년내 사람 임상시험”


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 로봇에 줄기세포를 탑재해 살아 있는 동물의 무릎 연골을 재생하는 실험에 처음 성공했다. 로봇을 이용하면 무릎 연골에 20% 이하만 전달되는 기존 줄기세포 주사법보다 최고 95%까지 손상된 연골 부위에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현재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KIMIRo)과 전남대병원, 바이오트코리아 공동 연구진은 생체 내 목표 부위에 줄기세포를 정밀 이송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 ‘스템 셀 내비게이터’(Stem cell navigator)로 토끼의 손상된 무릎 연골을 재생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체내 삽입형 마이크로 의료로봇 상용화에 한 발짝 더 접근한 쾌거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1월 22일 자에 실렸다.

연구진은 생분해가 가능한 ‘다공성(多孔性)’ 구조체의 표면에 직경 1.5㎛(마이크로미터, 1㎛ =100만 분의 1m)의 자성 입자들을 부착, 직경 350㎛의 줄기세포 탑재용 마이크로 로봇을 제작했다. 다공성 구조는 다수의 세포를 싣을 수 있고 영양분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좋다. 또 생분해성 재료라서 체내에서 조금씩 녹아 배출된다. 표면의 자성 마이크로입자도 생분해성 고분자로, 외부 자기장에 반응해 마이크로 로봇을 손상된 연골로 정밀 인도하고 환부에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물질이다.

가장 중요한 정밀 유도 작업은 마이크로 로봇 표면에 붙은 자성 입자에 생체 외부의 전자기 유도 장치로부터 자기장을 가해 여러 방향으로 이동시키면서 이뤄진다. 일단 치료 희망 부위에 도달한 로봇은 안착을 위해 환부에 하루 이틀 정도 머무를 수 있도록 무릎에 차는 자석 달린 밴드에 의해 고정된다.

마이크로 로봇에는 사람의 지방에서 유래한 줄기세포가 탑재돼 손상된 연골 부위로 전달되면 연골세포로 분화돼 재생 효과를 극대화한다. 논문 제1저자 중 한 명인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고광준 연구원은 “직경 2㎜, 깊이 2㎜로 손상된 토끼의 무릎 연골에 줄기세포 탑재 마이크로 로봇 100개를 주사하자, 3주 후 모두 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무릎 연골 재생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의 치료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토끼에 이어 돼지, 원숭이 등 큰 동물 실험을 거쳐 3년 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고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환자에게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 연골세포와 같은 ‘자가(自家) 유래 세포’를 무릎 연골에 이식 혹은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해왔다. 그러나 이런 세포 기반의 치료법은 주입된 세포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없어 치료 효율 면에서 문제가 많았다. 이로 인해 많은 양의 세포를 주입하거나 무릎 절개를 통한 침습적 시술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기술개발에 공동 참여한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선종근 교수는 “줄기세포 탑재 마이크로 의료로봇을 이용한 치료는 기존 줄기세포 관절 내 주입술의 낮은 효율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의 총괄 교신저자로 참여한 최은표 교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융합된 융·복합 의료기기인 스템 셀 내비게이터는 임상 진입까지는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아 있지만, 산·학·연·병 간 협력과 2019년 출범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융·복합 혁신제품지원단 지원에 힘입어 임상 진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마이크로 의료로봇 분야를 이끌어 온 박종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장도 “국내 연구기관들이 협력해 첨단 마이크로 의료로봇 기술을 선도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 효과까지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2017년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이전받은 뒤 지난해 관련 연구를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바이오트코리아의 장영준 대표는 “유기적인 산·학·연·병 간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의료로봇의 치료 능력 강화를 입증할 수 있었으며, 작년 말 준공된 GMP(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시설을 통해 골관절염 분야 스템 셀 내비게이터의 임상시험을 위한 제반 과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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