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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24일(月)
“마지막회에 죽는다는 설정 몰랐기에 놀라…대본 받고 아쉬웠지만 큰 사랑에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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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구승준役 호평 김정현

“되돌아보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하나의 구성원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tvN 인기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구승준 역으로 눈길을 끈 배우 김정현(30·사진)을 20일 만났다. 구승준은 윤세리(손예진)의 오빠와 사업을 하다가 거액의 공금을 횡령해 수배당하자 경찰이 쫓아올 수 없는 최후의 도피처, 북한으로 도망친 사업가였다. 김정현은 하루아침에 사업가에서 사기꾼으로 추락한, 능글능글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연기했다. 드라마 시청률이 최고 21.7%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된 데에는 물론 주연배우 현빈-손예진 커플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지만 서단 역의 서지혜와 ‘구단 커플’로 호흡을 맞춘 김정현의 힘도 있었다.

“구승준이 마지막에 죽을 줄은 몰랐어요. 15회까지 괜찮았는데 16회 대본에 죽는 걸로 나오더라고요. 처음엔 아쉬웠죠. 종방연에서 박지은 작가님이 ‘팬들이 승준이 죽이면 알아서 하라고 위협한다’며 농담을 하셨으니까요. 그래도 죽음으로써 구승준이 뭔가 또 다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습니다.”

사실 쉬운 역할은 아니었다. 북한이라는 낯선 배경의 소재인 데다 자칫하면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여서 부담이었다. 하지만 박지은 작가의 저력과 이정효 PD의 포용력을 믿었다.

“극 초반에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고 하죠. 북한 배경이 관점에 따라 민감할 수도 있는 문제니까요. 그러나 작가님이나 감독님이나 북한을 아름답게 꾸미기보다는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정작 잘 모르는 곳에 관한 판타지를 자극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리정혁(현빈)과 북한 5중대원들이 서울로 와 좌충우돌 희비극을 만들 때 김정현은 서지혜와 아슬아슬하면서도 로맨틱한 이야기를 보여줬다. 철저히 구승준에 포개져 다양한 애드리브 연기도 제안했다.

“쫓기는 과정에서 대본의 지문엔 ‘눈시울이 붉어진다’ 정도로 써 있었는데 감정을 더 몰아붙여 눈물을 흘리는 것까지 했고요. 휴대전화와 귀국행 티켓을 들고 고민하다가 서단을 구하기 위해 티켓을 찢고 택시를 타는 장면에서는 티켓을 입으로 찢는 걸 해봤습니다. 다행히 감독님이 마음껏 해보라며 용기를 주시고 멋있게 담아주셔서 잘된 것 같아요.”

그러나 김정현은 이번 드라마로 컴백하기 전까지 1년 5개월쯤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데뷔 3년 만이던 2018년 MBC 드라마 ‘시간’에 주연으로 발탁됐지만 방영 전 제작발표회에서 불성실한 모습으로 태도 논란을 일으켰고, 급기야 수면 섭식장애를 호소하며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이후 한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복귀해 다시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때는 저 스스로를 방치했던 같습니다. 후회도 남고 어두운 부분도 있고…뭐라고 표현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후로 자존감이 떨어졌고요, 좋아하는 연기를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운동선수가 근력을 키우기 위해 훈련하는 것처럼 저도 배우로서 멘털이나 감정적인 부분에 근육을 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그런 모든 부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기가 귀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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