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의료인 수백명 격리·병상 한계… “대구 좀 도와주이소”

급증세 감안땐 2000병상 필요
현재까지 확보된 병상 1217개
방호복 세트 등 물품도 ‘바닥’

“제발 대구 좀 도와주세요.”

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병상과 의료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또 기본적인 방역 물품은 바닥을 보이고 마스크 대란마저 발생하고 있다. 25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해 기존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246병상, 대구의료원 274병상 등 520병상과 함께 24일 대구보훈병원 484병상,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213병상 등 총 697병상을 새로 확보했다. 여기에 오는 3월 3일까지 대구의료원에 84병상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지난 18일 이후 7일 만에 50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최소 2000병상 이상 미리 확보해야 하지만 지역 전체 가용 병상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또 군(軍) 의료진 등 100명 정도를 지원받았으나 대구 지역 확진자 가운데 의료인도 10여 명이나 있고 이들과 접촉해 격리 조처된 의료인력도 수백 명에 이르러 업무 공백으로 의료 체계 붕괴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제적인 보상을 하겠다”며 대구에서 코로나19 치료에 봉사할 의료진을 모집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지역 코로나19 유증상자만 3만 명이 넘는다”면서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보건소 등은 일반 업무를 중단하고 선별진료소 운영 등에 투입됐지만 밀려드는 의심환자로 전화는 불통이고 직접 찾지 않으면 검사가 안 될 정도다.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환자는 “고열에 호흡이 어려운데도 3시간이 넘게 대기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에게 전달된 방호복 세트와 기본적인 병원 방역 물품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방역 물품의 경우 기존 약품 비축분까지 거의 소진된 상태다. 대구 남구 한 방역 담당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독과 방역 수요가 급증해 약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수급이 제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스크는 24일에 이어 25일에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경북 경산시 이마트 경산점 관계자는 “손님들이 문을 열기 4시간 전인 오전 6시부터 마트 앞에 대기했다”면서 “마스크 6만 장이 순식간에 동났다”고 말했다. 일반 소매점 가격은 폭등했다. 대구 수성구 신매동의 한 주민은 “1200원짜리 마스크 1개를 5000원에 샀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형 제조사들과 마스크 구매 협의를 하고 있는 1000만 장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해 일반 가정에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