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대구·경북 ‘슈퍼전파원 4곳’ 관리에 감염 차단 달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경기 신천지 시설 폐쇄 24일 경기 성남시온교회 출입문에 담당 공무원이 ‘신천지 집회 전면금지 및 시설 강제폐쇄 경기도 긴급행정명령’ 시행에 따른 폐쇄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문 잠긴 신천지 공부방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가운데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알려진 광주 남구 백운동 신천지 공부방의 문이 굳게 잠겨 있다. 뉴시스

① 신천지 1193명 발열 증상
② 청도 대남병원 112명 감염
③ 성지순례단 28명 확진 판정
④ 칠곡 장애인시설 22명 발생

23개 시·군 중 17곳 방역 뚫려

대구·경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슈퍼 전파지’가 4곳이나 있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의 신천지교회에 이어 경북은 청도 대남병원, 안동·의성 등의 이스라엘 성지순례자, 칠곡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집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구·경북 전역이 사실상 감염 사정권에 들어갔다.

25일 대구시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9336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 1193명이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검체를 검사 중이다. 대구는 25일 오전 10시 기준 총 50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대구시 측은 “확진자 대부분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구는 유증상자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포함, 총 3만7000명이 코로나19 검사 대상자다. 이는 대구 인구(243만6000명)의 1.5%로 만약 이들이 대부분 확진 판정을 받으면 대구는 100명 중 1.5명꼴로 감염돼 확산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존 확진자로부터 2차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대구는 이미 모든 지역에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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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도군 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경북 남부지역 역시 초긴장 상태다. 청도군에 따르면 방역 당국이 병원과 붙어있는 요양원, 보건소 등 전수 검체 검사를 한 617명 중 112명이 확진됐다. 특히 대남병원 정신병동 입원환자 148명 가운데 10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6명이 숨졌다. 또 확진자 가운데 70여 명이 발열, 폐렴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 중 19명은 면역력이 떨어져 위중한 상태다. 특히 이곳은 폐쇄병동이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환자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3일 외박 면회 등 25차례에 걸쳐 외부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주민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청도군과 인접한 경산시도 마찬가지다. 경산시 옥곡동에 사는 김모(45) 씨는 “의료진 등 종사자 8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동선과 시간을 공개하지 않아 혹시 경산지역 식당과 다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하지 않았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북 북부지역은 이스라엘 성지 순례자들이 복병으로 등장해 주민들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다녀온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39명 중 무려 28명이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안동, 영주, 예천, 의성, 상주, 영덕 등 경북 북동부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확진자 가운데 상당수는 귀국 다음 날부터 공중시설, 온천, 식당 등에 갔거나 직장에서 일하고 단체 활동까지 하면서 183명과 접촉해 2차 감염 우려에 주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13일 출국해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을 방문하고 24일 귀국한 또 다른 성지 순례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총 19명으로 경북도는 이들이 인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안동청소년수련원으로 격리했지만 무더기 감염사태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아울러 경북 서부지역 칠곡군의 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밀알사랑의 집에서도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22명이 됐다. 이 시설에는 28명의 중증장애인이 있어 방역 당국에 초비상이 결렸다. 방역 당국은 최초 확진자와 함께 생활한 입소자의 어머니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어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지역 23개 시·군 가운데 울릉, 울진, 고령, 성주 등을 제외한 17개 시·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주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