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코로나 유입 막아라”… 전통시장 20곳 방역 끝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1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전통시장에서 방역요원들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김낙중 기자

재난안전대책본부 본격 가동
점포 3094곳에 소독제 뿌려
상인들 불안감 해소 총력전

시장에 소화용구 700개 지원
재해피해 주민엔 보험금 지급

“수고 많으십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지요?”(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아직 물건 하나 못 팔고 있습니다. 버티기가 쉽지 않아요.”(시장 상인 박모(69) 씨)

지난 1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전통시장’에서 유 구청장과 만난 시장 상인들은 모두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유 구청장과 방역요원(5명), 동대문구청 직원 등 20여 명의 인원은 지역 내 전통시장 9곳을 돌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활동을 이어갔다.

유 구청장이 방역 활동 중 생선가게, 옷가게 등 각 점포를 찾아 현장 애로사항을 묻자 상인들은 “장사가 안돼 먹고 살기가 힘들다” “마스크가 부족해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불황은 처음 겪는다” 등의 하소연을 쏟아냈다. 유 구청장은 이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통시장 매출이 급감하면서 상인들의 인건비·임차료 부담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태 종료 때까지 방역활동에 힘써 시민들이 공포감을 이기고 다시 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방역요원들은 2ℓ 용량의 이동식 방역 장비(분사형)를 들고 시장 곳곳을 다니며 소독제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을 뿌렸다. 현장에서 만난 이진구(47) 한국방역협회 서울지회 사무국장은 “방역 장비 배터리가 1시간이면 방전되기 때문에 작업이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시장 상인들의 걱정이 큰 만큼, 배터리를 미리 충전하고 소독제도 넉넉히 준비해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과 방역요원들은 지난 11일까지 이틀간 지역 내 전통시장 20곳을 방문해 점포 3094곳의 방역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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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전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동대문구가 올 들어 감염병과 각종 사건·사고 등의 방지를 위한 안전망 구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구에 따르면 최근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구는 지난달 말 의료방역반·구조구급반 등 13개 실무반으로 구성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며 코로나19 예방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동별 정월 대보름 민속놀이 행사’ 등 매년 대대적으로 열었던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민간에도 대형행사 취소를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선별 진료소 운영과 열화상 카메라 설치, 다중 이용시설 마스크·손 소독제 비치, 감염병 예방수칙 홍보 활동 등에도 힘쓰고 있다. 구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재난대응 안전 한국훈련’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경험을 발판삼아 지역 주민과 공무원, 유관 기관 등의 원활한 협력체제를 통해 돌발상황에 원활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구는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 내 전통시장 20곳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사건·사고를 방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총 4차례에 걸쳐 지역 전통시장과 대규모 점포 등을 대상으로 민관합동 안전점검을 진행한다. 분야별 체크 리스트에 따른 점검을 꼼꼼히 진행해 중대한 결함이나 위험요인 발견 시 보수·보강, 사용 제한·금지, 철거, 대피명령, 위험구역 설정, 강제대피 등 개선 조치에 나선다. 현장에서 개선이 가능한 사항은 바로 조치하도록 한다. 구는 지난달 16일에는 청량리 종합시장·청량리 청과물시장·경동시장 등 주요 시장을 돌며 에어로졸(미세입자)식 소화 용구 700개를 우선 지원했다. 향후 스프링클러, 화재감시용 CCTV, 무선화재감지기, 유·무선속보시스템 등의 설치도 차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아울러 다음 달부터 오는 10월까지는 전통시장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전기시설 결함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전기 안전점검 및 보수를 실시한다.

구는 이와 함께 주민 모두가 안전 문제에 있어 소외되지 않도록 지난해에 이어 ‘동대문구 생활안전보험’ 지원을 펼친다. 이에 따라 태풍·홍수·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상해·사망, 폭발·화재·붕괴 등 사회재난으로 인한 상해·사망·후유증, 대중교통 이용 중의 상해·사망·후유증, 스쿨존 교통사고 부상 등이 발생할 경우 해당 주민에게 1000만 원 한도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구는 지난해의 경우 화재로 사망한 주민 3명에 대해 가족들에게 각 1000만 원씩 총 3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원했다. 구는 최근 급증하는 공사 현장에서의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서도 각종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인재(人災)로 인한 사고가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건축안전관리 관련 매뉴얼을 제작하고 지난달 유관 기관에 배포를 완료했다. 주로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해 공사장 관리를 해왔던 관련 책임자들에게 건축물과 건축공사장 붕괴사고 예방법, 사고 발생 시 대응법 등을 보다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숙지시키기 위한 취지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