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있다”

올 성장률전망 2.1%로 하향
기준금리는 年 1.25% 동결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수정했다. 기준금리는 연 1.25%로 동결했다. 한은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존 전망치 2.3%에서 0.2%포인트 낮추는 내용의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보고했다.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애초 기대와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함에 따라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설명회에서 “코로나19 확산은 보건안전에 의한 것으로, 금리 인하보다 선별적 미시적 대책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무디스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등 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금통위는 이날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인하돼 사상 최저치인 1.25%를 기록한 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 동결된 데 이어 넉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금리 인하 전망이 커졌지만 일단 금통위는 경제 지표를 좀 더 지켜본 뒤 통화정책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의 경제충격이 각종 경제 지표로 나타나는 3월을 지나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4월에는 금리 인하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이날 코로나19 피해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5조 원 증액하는 수준의 긴급대응 조치만 내놨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