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밀리 “北 도발에 높은 대비 태세”… 앨릭스 웡 “北 대화 준비되면 美도 준비”

美 국방·국무부 對北 강온전략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26일 “북한 도발에 높은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경고 메시지를 냈다. 동시에 미국은 이날 미·북 비핵화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앨릭스 웡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를 통해 “북한이 대화 준비될 때 우리도 준비될 것”이라고 밝혀, 대북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의 예산안 청문회 출석에 앞서 제출한 서면 인사말에서 “현재 북한은 다양한 핵과 재래식, 비재래식 무기의 개발과 탄도미사일 능력 증강을 통해 정통성 구축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 전력은 한국 측과 함께 여전히 높은 대비 태세에 있으며,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동안에도 필요하다면 오늘 밤에라도 싸워서 이길 준비가 여전히 돼 있다”면서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밀리 합참의장도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과 북한 간 외교적 해빙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능력으로 미국 본토와 역내 동맹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평양의 광범위한 재래식 전력뿐 아니라 이러한 위협들을 억지할 수 있는 전력 태세를 구축해야 하며 연합 전력은 한반도에 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웡 특별부대표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세미나에서 “북한이 필요한 대화에 시동을 걸 준비가 될 때, 그들이 우리 앞에 놓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될 때 우리 팀은 준비될 것”이라면서 대북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웡 특별부대표는 “우리는 미·북 모두의 이해를 충족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로드맵에 대한 세부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제재는 북한이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계속할 경우 경제·정치적 고립만 심화할 뿐이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