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열정-전뢰진 >조각가의 삶…미술교사하다 미대로 편입, 70년동안 ‘조각 외길’ 걸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 명예교수가 부인 김한정 여사와 함께 막걸리 잔을 들어 건배하고 있다. 김 여사도 전 명예교수처럼 한국 나이로 아흔둘이다. 김낙중 기자

전뢰진 홍익대 미대 명예교수는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 출전해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고교졸업 후 서울대 미대 도안과에 진학했으나, 6·25전쟁 발발로 학업을 중단했다.

이후 충남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미술 교사를 했고, 1953년 고교 은사 홍일표 선생의 도움으로 홍익대 윤효중 조각가와 인연을 맺어 홍익대 조각과로 편입했다. 본격적으로 돌 조각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것이다. 대학 시절 윤 조각가의 작업실에서 작품을 만든 것이 미술협회 공모전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학 3학년 때, 반도호텔 분수 조각을 제작하면서 정이나 망치 쓰는 법을 석공들에게 배웠다가 어느 날 우연히 마당을 굴러다니던 대리석 조각을 다듬어 ‘소녀상’을 만들었고, 이를 미술협회 전람회에 냈더니 이승만 대통령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방문 시 선물용으로 가지고 가면서 나름 유명해지게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 국전 등 각종 공모전에서 좋은 성과를 남겼으며 1961년 국전 추천작가로 선정됐다. 이어 1963년부터 홍익대 조각과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후학들을 양성하면서도 국전 초대작가상, 예술원상,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 등 각종 명예로운 상을 휩쓸며 우리 조각계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 잡았다.

조각가로서 그의 삶은 전뢰진의 삶과 예술을 조명한 책 ‘모든 것은 사랑이었다’(한길사)에도 잘 조명돼 있다.

저자인 고종희 한양여대 교수는 “성자(聖者) 대다수는 특별한 일을 한 사람이 아니라 작은 일을 평생 성실하게 한 사람들”이라며 “전뢰진은 단 하루도 작업을 하지 않는 날이 없다. 그가 작업을 중단하는 이유는 제자들의 전시 오픈을 축하해주기 위해 외출할 때뿐”이라고 적었다.


△1929년 서울 출생 △경기상고 △홍익대 미술학부 조각과 △홍익대 미대 조소과 교수 △국전 심사위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홍익대 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미술분과 회장 △목우회 이사장 △홍익대 미술학 명예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