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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02일(月)
종잇장처럼 얇은 태양전지 찍어내… 옷에 붙여 휴대용 전원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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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송재우 기자
유연 박막 태양전지 轉寫 기술 개발

구리·아연·주석·황·셀레늄 성분
생산가격 확 낮춰 상용화 유리
無독성 차세대 친환경 전지로

10㎝ x 10㎝ 0.71W 전력 생산
웨어러블 기기에 부착 가능
IoT·드론 등 활용도 무궁무진


옷이나 플라스틱에 종잇장만큼 얇은 초소형 발전기를 붙이고 다닐 수 있다면? 심장병, 당뇨병 환자의 몸속에 삽입한 소형 의료기기나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의 구동에 필요한 미량의 전기를 근접 거리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으니 전원(電源)을 외부에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에 비유하면 거추장스럽게 별도의 유선 보조 배터리를 항상 휴대할 필요 없이 내장된 배터리로 빠르고 확실하게 전기를 공급받는 셈이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거의 모든 종류의 기판에 붙일 수 있는 박막 태양전지의 전사(轉寫)기술을 개발해냈다. 전사는 사진을 찍듯이 옮겨 심는다는 뜻이다. 프린팅이라 이해해도 좋다. 어릴 적 스티커 놀이처럼 휘어질 만큼 얇은 태양전기 회로를 원하는 표면에 새기는 기술로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주변 사물에 손쉽게 붙이는 태양전지로 폭넓게 응용할 수 있어 큰 산업적 효용가치가 기대된다. 관련 논문은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응용재료 분야의 국제 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2월 1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이동선 교수 연구팀은 옷, 종이,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등 기판의 종류에 상관없이 부착 가능한 구리-아연-주석-황-셀레늄(CZTSSe) 유연 박막 태양전지의 전사기술을 개발해냈다. CZTSSe 박막 태양전지는 기존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 태양전지의 구성 성분 중 인듐과 갈륨 원소를 아연과 주석으로 대체한 것이다. 지구에 풍부한 탈희유원소를 기반으로 구성했다는 특징 때문에 생산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 상용화에 유리하며, 독성이 없다는 장점까지 지녀 차세대 친환경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CZTSSe 박막 태양전지는 제작 공정 중 500도 이상의 고온을 가해야 하므로 종래에는 기판의 종류가 금속 포일이나 얇은 세라믹 기판으로 제한돼 있어 유연성이 낮거나 비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동선 교수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리 기판 위에 완성된 CZTSSe 박막 태양전지를 유연한 기판에 전사하는 기법을 구사함으로써 부착 기판의 종류에 상관없이 유연 박막 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우선, 고온 공정을 통해 유리 기판 위에 제작된 CZTSSe 박막 태양전지에다가 다시 기계적 식각과 불산을 이용한 습식 식각 공정을 가해 유리를 제거했다. 그다음 CZTSSe 박막 태양전지를 열 풀림 테이프(TRT),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Poly methyl methacrylate) 같은 보호층을 이용해 옷, 종이, PET 등 원하는 기판에 온전히 전사시켰다. PMMA는 일명 아크릴수지로 불리는 열가소성 수지로, 높은 투명성과 내충격성 등의 특징 때문에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용액 공정을 통해 쉽게 형성할 수 있고 보호층 용도로 사용된 후에는 아세톤을 이용해 제거된다. 태양전지는 전사한 후에도 전사 이전 대비 91% 이상의 높은 발전 성능을 유지했다.

논문의 제 1저자인 정우림 박사는 “크기와 제작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예를 들어 유연 박막 태양전지를 가로 10㎝, 세로 10㎝로 제작한 경우, 최대 0.71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이동선 교수는 “본 연구성과인 유연 박막 태양전지의 전사 방법은 CZTSSe 박막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다른 박막 태양전지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웨어러블 디바이스, IoT, 드론과의 접목 등 무궁무진한 활용 방안을 가지고 있어 향후 양산화 공정에의 적용과 기술의 상용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선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민정홍 박사(공동 1저자)와 정우림 박사과정 학생(공동 1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사업, GRI(GIST연구원)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 용어설명

CZTSSe(구리-아연-주석-황-셀레늄) 태양전지
지구상에 풍부한 원소만을 사용하는 태양전지로, 무독성이고 가격이 저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황과 셀레늄의 함량 컨트롤을 통한 반도체 밴드갭 에너지의 조절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태양광 흡수를 최대화할 수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불산(Hydrofluoric acid)
반도체 공정에서 유리를 제거할 때 주로 사용되는 산성용액이다.

열 풀림 테이프(TRT·Thermal Release Tape)
평소에는 접착성 있는 테이프로 작용하지만, 열을 가하면 접착성이 낮아지는 테이프. 본 공정에서는 태양전지를 보호하는 보호층으로 사용됐고, 공정이 끝난 후 열을 가해 제거된다.

탈희유원소(脫稀有元素)
지구상에서 존재량 또는 산출량이 근소한 원소, 즉 희유원소(rare elements)에서 탈피한 저렴하고 지구상에 풍부한 원소를 말한다.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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