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초비상>음지로 숨어드는 신천지, 관련시설 방역에도 한계

전국 1000여곳… 방역 미비
“신도들 ‘낙인찍기’ 자제해야
검사 거부… 감염 확산 우려”

신천지예수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라는 사회적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 당국이 신도가 약 30만 명(교육생 포함)에 1000곳 이상으로 추정되는 관련 건물 및 시설의 방역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신도가 음지로 숨어들 경우 코로나19의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과도한 ‘코로나 낙인’ 찍기 자제를 요청하고 있어 신천지가 앞으로 적극적인 방역 협력에 나설지 주목된다.

3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신천지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국 교회 및 부속기관 주소지 현황’을 토대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신천지와 관련된 모든 동선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 용산구에서 신천지와 관련된 A 업체 사무실을 목격한 B 씨는 주소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주소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시청에 신고했다. A 업체 관계자는 “일부 직원이 신천지 신도인 것으로 알고 있고, 사무실을 개방해 방역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천지 관계자는 “이 업체 대표가 신천지 신도인 것은 맞지만 ‘부속기관’에 속하는지는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청 관계자는 “부속기관이 아니라고 해도 신천지 신도들이 드나든다면 방역 관련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파악이 늦어져 방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날 서울대 커뮤니티에는 ‘현직 내과의사’라는 이름으로 “신천지 신도가 직접적인 감염병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데, 감염병 통제에서 감염 환자를 낙인찍어 사회적으로 숨도록 만드는 전략은 방역 관점에서 최악의 접근방법”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역시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천지 강제 수사’ 의견에 대해 교인들을 숨게 만들어 방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도들을 ‘발본색원’하는 식으로 옥죄면 이들은 더 숨어 들어가고, 검사를 거부할 수 있다”며 “나아가 증상이 경미한 경우 사회적 활동을 계속해 다른 이에게 병을 옮기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