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성마춤 한우촌의 등심구이. 씻어낸 묵은지, 고수와 깻잎을 넣어 매콤하게 무친 파절이 등이 찬으로 나온다.
■ 우시장으로 이름난 안성
- 안성마춤 한우촌
지방 적은 새우살 씹는맛 좋아
여주 썰어넣은 버섯장 곁들여
- 대물림 안성장터국밥
시래기 들어간 국물, 간 딱 맞아
아롱사태 찢어넣어 건더기 푸짐
- 오복정
토란대 무침·비트장아찌·조개젓
절임 반찬에 안성쌀 정식 ‘일품’
- 별난면옥
붉은 양념장 얹은 홍어회 냉면
매콤새콤 풍부한 식감 기대이상
경기 안성시는 ‘안성맞춤’이란 말의 유래가 된 유기그릇뿐 아니라 예로부터 우시장이 발달해 소고기로 만든 국물 전문집과 국밥집이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포도, 배 등 과실농사도 잘돼 가을이면 풍성하게 수확하는 곳이다. 경기권의 대표적인 미식 도시 안성의 음식을 소개한다.
소 사육농가가 많은 안성은 소의 도축에서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일찍이 개발했다. ‘안성마춤’은 안성에서 개발한 대표 한우 브랜드로 이 한우를 먹기 위해 미장리에 위치한 ‘안성마춤 한우촌’으로 향했다. 내비게이션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의문이 생겼을 정도로 찾아가기가 수월치 않았다. 도저히 식당 가는 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외지고 적막한 좁은 길을 굽이굽이 달려가야 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좁은 길의 끝까지 가야 나타나는 한옥 모양의 대형 건물을 확인한 다음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런 곳에 이렇게 큰 건물이 있다니’. 조경도 잘 조성돼 있었다. 식당 출입구를 유심히 찾아야 했다. 몇 대의 자동차가 주차된 곳으로 올라가서야 출입구가 나왔다. 주차된 자동차 수를 통해 대략 오늘 이곳에 방문한 손님의 수가 가늠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모든 외식업체에 이미 큰 타격을 주었다.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뺏어가기 전이었더라면 아마 이곳에는 많은 사람이 점심을 즐기러 방문했을 것이다. 등심과 함께 ‘한우촌 스페셜’을 주문했다. 안창살, 치마살, 부챗살, 토시살, 제비추리 등 다양한 특수부위 중 매일 2가지씩 바꿔가며 판매하는 메뉴다. 방문 당일은 토시살과 새우살을 판매했다. 지방이 적은 새우살을 주문했다. 이 집 한우는 지방 함량이 많다. 매우 부드러웠고 입에서 살살 녹았다. 씹지 않아도 될 만큼 부드러워 연한 육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좀 씹는 맛을 좋아해서인지 함께 주문한 새우살이 더 잘 맞았다. 등심은 평소보다 조금 더 익혀 먹었다. 고기와 함께 씻어낸 묵은지, 고수와 깻잎을 넣어 매콤하게 무친 파절이 등이 찬으로 나왔다. 특이하게도 여주를 썰어 넣은 버섯장과 가늘고 길게 썰어 새콤한 간장소스를 뿌린 양배추 채가 샐러드처럼 나왔다. 기대했던 홍어 무침은 실망스러웠다. 며칠 전에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둔 것 같은 맛과 질감이 요즘 힘 빠지는 외식업 경기를 나타내는 듯했다. 힘내서 이겨내시라고 응원하고 싶었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후식 대신 휴게공간을 안내했다. 식당 입구 왼편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은 특별했다. 파인애플, 센베이 과자, 차가버섯차, 매실과 귤 음료, 커피 등이 구비돼 있어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이곳에서 후식을 즐긴다.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을 조망하며 식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비가 내리는 정원은 한적하고 쓸쓸했지만, 날씨 좋은 날의 이곳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복정의 가마솥쌀밥정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별난면옥의 회냉면.
우시장이 서는 날에 고기와 뼈, 부산물을 푹 끓여 국물로 제공하는 국밥집은 가장 사회적인 장소다. 많은 서민에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소 팔아 받아든 든든한 현금 주머니를 위안 삼아 수육 한 접시에 막걸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목을 축인다. 시장 국밥에서 시작해 현재 4대째 운영하고 있는 ‘대물림 안성장터국밥’을 방문하기 위해 안성맞춤대로로 향했다. 큰 건물에 주차공간도 넉넉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재미있는 식당 내부 모습에 흥미가 생긴다. 참나무로 직접 불을 때 난방하는 철재 거북선 난로가 중앙에 위치해 있고, 내부 두 면을 둘러 특별히 제작된 장식장에는 도자기, 소주고리, 수석, 분재 등 1000개가 넘는 골동품과 장식 소품이 놓여 있었다. 주방에 커다란 가마솥에서는 국물이 끓고 있었다. 메뉴는 국밥과 수육 두 가지다. 국밥을 주문했다. 대파, 콩나물, 고사리, 시래기, 토란대 등이 들어간 매콤한 육개장과 비슷한 맛으로, 소고기 아롱사태를 찢어서 넣었다. 건더기도 많았다. 진한 국물에 불편한 고기 향은 전혀 없었다. 간이 세지 않은 김치와 깍두기가 제공됐지만, 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간이 딱 좋았다. 가격도 감사할 정도다. 식당 내부에 전시돼 있는 다양한 소품을 구경하며 식당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맛있는 국밥을 먹으며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문화적인 요소도 녹아 있는 곳이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더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안성에 오면 방문하고 싶었던 안성맞춤 박물관을 비롯해 몇 곳의 전시장은 잠정적 폐관 중이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갤러리형 유기 박물관을 방문해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위안 삼았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다시 차를 움직여 버섯전골이 유명한 ‘별난 매운탕’이 위치한 만세로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이곳은 매운탕 전문점이 아니라 냉면 전문집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냉면집으로 전업해 이름도 ‘별난면옥’으로 바뀌었다. 버섯매운탕은 ‘육개장’이란 이름의 메뉴로 계속 판매되고 있었다. 주력 메뉴인 냉면을 주문하기로 했다. ‘회냉면’을 주문했다. 고깃집에서 만족하지 못했던 홍어회 무침에 미련이 남아 있었나 보다. 회냉면으로 안성의 당일여행을 깔끔하게 입가심처럼 정리하고 싶었다. 육수가 가장 먼저 나왔다. 면수와 육수가 적절하게 혼합된 맛으로 면수의 구수함이 육수의 맛을 부드럽게 승화시켰다. 냉면의 맛이 궁금해졌다. 붉은 양념과 하얀색 배 채, 달걀흰자 고명, 그리고 초록색 오이의 색 조화가 너무 강렬해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우선 매콤한 홍어회를 맛보았다. 새콤함과 매콤함이 적절해 겨자와 식초는 필요하지 않았다. 식감도 뛰어났다. 꼬들꼬들하니 씹는 맛이 매우 좋았다. 비교적 가늘게 잘라낸 홍어회가 씹을 때의 느낌을 훨씬 좋게 만들었다. 색다르고 신선했다. 면과 양념장을 잘 혼합한 후 면에 회를 한 가닥 감아 맛보았다. 회의 식감은 면과 함께했을 때도 존재감이 강했고, 만족감이 줄지 않았다. 조화롭고 풍부한 식감이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양념장의 맛이 강해 면과 혼합한 이후에도 짠맛이 느껴졌다. 만두 3개가 나오는 반 접시 만두는 회냉면과 조화롭고 입안 정리에 도움이 됐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미식 가이드
한우가 유명한 ‘안성마춤 한우촌’(031-673-5550)은 안성시 삼죽면 신미1길 126(미장리)에 위치해 있다. 생등심 1인분 3만9000원, 안심 4만3000원, 갈빗살 3만8000원. 특수부위 중 하루에 2가지씩 제공되는 한우촌 스페셜 4만9000원, 한우 불고기 전골 1만7000원, 육회(대) 3만 원, 육편 3만5000원, 인삼갈비탕 1만2000원(평일한정). 4대째 운영되고 있는 ‘대물림안성장터국밥’(031-674-9494)은 안성맞춤대로 960에 위치하고 있다. 국밥 6000원, 수육 2만8000원. 가마솥쌀밥정식이 유명한 ‘오복정’(031-677-3389)은 금광면 진안로 1018(금광리)에 위치해 있다. 가마솥쌀밥정식 1만 원, 생선구이정식 1만5000원, 코다리조림(대) 5만 원, 오복정정식(A) 2만 원. 버섯매운탕에서 회냉면으로 갈아탄 ‘별난면옥’(031-673-2393)은 만세로 735에 위치해 있다. 물냉면 9000원, 비빔냉면 9000원, 육개장 9000원, 회냉면 1만 원, 수제만두 8000원·(반) 4000원. 오후 8시 30분까지 음식 주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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