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항공권 취소 ‘홍역’… “환불 1개월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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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와 통화 잘 되지 않고
상담사 연결까지 1시간 소요
업무처리 지연, 고객 불만 고조
수수료 부과·환불 조건도 모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하늘길이 막혀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용객들의 잇따른 항공권 예약 취소·환불 요구로 엎친 데 덮친 격의 몸살을 앓고 있다. 관련 업무 처리가 한없이 지연돼 소비자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전날까지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 했던 항공권이 하루아침에 전액 환불 항공권으로 뒤바뀌는 등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6일 업계와 여행 관련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따르면 항공권 예약 취소·환불에 여러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A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코로나19로 여행 일정을 변경하려 했는데, 항공사와 전화 연결이 전혀 안 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상담사 연결까지 보통 한 시간 이상 걸린다”, “새벽 6시에 일어나 30분 기다려 겨우 채팅서비스가 성공했다”는 내용 등의 댓글이 20여 건이나 달렸다. 다른 이는 “아예 노쇼 페널티(예약부도위약금)를 감수하려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예약부도위약금은 사전 예약 취소 없이 탑승하지 않은 고객에게 부과되는 일정 금액의 위약금이다. 어렵게 항공권 취소 처리가 되더라도 환불이 실제 진행되는 시점까지 최장 1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B 사이트에는 휴대전화 문자 캡처본과 함께 “어제 대한항공 항공권을 취소했는데 오늘 환불에 1개월이 걸린다는 문자를 받았다”는 하소연의 글이 올라왔다.

하루가 다르게 한국인 입국금지·제한 국가가 늘어나면서 전액 환불받을 수 있는지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40대 남성 C 씨는 “베트남 가족여행을 취소하려고 보니 곧 전액 환불 조치가 내려질 듯해 ‘존버’(열심히 버틴다는 의미) 했다”며 “우리는 전액 환불을 받았는데, 전날 미리 취소한 친척과 지인은 오히려 취소 수수료를 물었다”고 했다.

항공사들은 직원의 무·유급휴직에, 취소 요청도 너무 많아 업무 처리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을 ‘풀(full) 가동’하고 있는데 취소 환불은 물론 여행 일정 변경 등이 한꺼번에 몰려 일 처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달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항공권 취소로 인해 항공사들이 입은 피해액은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대한항공 1275억 원, 아시아나항공 571억 원 등이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