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웅 “더 어른스럽고 진정성 있는 무대로 감동을”

- 연극 ‘리어외전’ 초연 8년만에 다시 올리는 고선웅 연출가

“대본 손질, 음악·영상도 보강
배우 연기도 더 자연스럽게”
고선웅표 특유의 언어유희로
비극 결말 뒤틀어 희망 여운
4월11 ~ 19일 대학로예술극장

“8년 만에 무대에 다시 올리는 거라 흥분도 되고 긴장도 됩니다. 초연보다 더 어른스러워지고 진정성이 있는 연극으로 감동을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연극 ‘리어외전’을 준비하는 고선웅(사진) 연출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오는 4월 11∼19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올린다. 2012년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한 후 8년 만이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 비극 ‘리어왕’을 고선웅 연출가가 특유의 언어유희로 재구성한 것이다. 원작은 딸들의 사탕발림 말에 현혹돼 재산을 송두리째 나눠준 리어왕의 비극을 담고 있다. ‘리어외전’은 큰 줄거리를 따르되, 전혀 다른 결말로 비극을 뒤틀어서 희망의 여운을 준다. 랩처럼 쏟아지는 속사포 대사 등을 통해 비극을 유쾌하게 그려냄으로써 연극적 재미를 극대화한다. 웅장한 규모의 무대와 고대 그리스 스타일의 서사적 장치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연 때 고선웅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예술과 오락을 절묘하게 결합한 연출로 마니아 팬을 거느려온 고선웅표 연극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원작의 무게에 짓눌려 극이 늘어진다는 비판도 있었다. 고선웅 연출은 “한 번 관객을 만나봤기 때문에 이번엔 확실히 객관적이기도 할 것”이라며 “대본을 손질했고, 음악도 보강했으며 영상도 사용한다”고 전했다. 그는 “배우들의 연기도 더 자연스러워지고 스태프들의 표현도 더 차분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에 주인공 리어 역은 하성광이 맡았다. 하성광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고선웅 연출과 환상적 호흡을 과시한 바 있다.

22명의 배우 중엔 초연에 참여했던 이들도 있다. 유병훈(글로스터 역), 안상완(왕고), 이정훈(콘월), 조영규(에드거), 김영노(오스왈드) 등이다. 초연에서 쟌 역을 했던 견민성은 이번엔 에드먼드를 연기한다. 김태규(작곡·음향), 류백희(조명디자인), 장경숙(분장디자인) 등 스태프들도 초연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춘다.

제작을 맡은 극공작소 마방진은 “시대를 거슬러 연극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느끼게 하고,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웃음과 휴식을 줄 것”이라고 했다. 마방진 홍보사(팔복상회)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이 폐쇄되는 바람에 다시 역삼동 인근에 연습실을 힘들게 구했다”며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예스24, 인터파크에서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02-918-1982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