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작전처럼 코로나 철저방역… 방호복 벗으면 땀 범벅”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진범(오른쪽) 소령이 9일 코호트 격리 중인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 방역 지원 투입에 앞서 화생방사 특수임무대대 시설내부방역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국방부 제공

‘대구서 사투’화생방사 방역팀장 이진범 소령

“국가적 재난상황에 임무 수행
군인으로서 최고의 충성·헌신
항공장교인 아내 지지가 큰힘”

“코로나 고위험지역에서 우리 팀의 임무 수행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청정지역이 조금씩 는다고 생각하면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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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 방역 지원을 위해 지난 3일부터 대구에 투입돼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군화생방사령부(화생방사) 특수임무대대 시설내부방역팀장 이진범(36·사진) 소령은 1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국가를 위해 군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충성이자 헌신”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소령은 “대구·경북지역에 많은 화생방부대가 투입돼 도로나 특정지역에서 방역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폐쇄되거나 밀폐된 고위험지역은 일반 방역장비로는 완벽한 소독이 어렵기 때문에 특수임무대대로서 우리 부대가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생방사 시설내부방역팀은 군내 화생방작전의 최고 지식과 전투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팀장인 이 소령과 함께 6∼8명이 반 단위로 임무를 수행한다. 중대장과 기술지원장교 등 팀원이 모두 최고의 화생방 전문 간부다. 이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장기간 건물을 폐쇄했던 경북대에 이어, 9일 집단거주시설로는 처음으로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인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 방역을 지원했다.

이 소령은 시설내부방역팀이 보유한 비장의 무기인 과산화수소 이온발생기에 대해 “과산화수소액을 플라스마 상태의 활성 이온으로 발생시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을 제거할 수 있다”면서 “군에서는 화생방전문부대인 특수임무대대만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고의 전문가인 이 소령에게도 방역 작업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 소령은 “방역 지원 때 착용하는 레벨B 방호복은 공기가 들어오지도 빠지지도 않는 재질이라 잠시만 입고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른다”며 “그런 방호복을 입고 무거운 호흡기를 착용하고, 장비를 들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데, 방역을 마치고 나서 방호복을 벗으려고 뒤집으면 땀이 비처럼 ‘후드득’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이 소령은 “오염된 지역에서 최대 8시간까지 호흡할 수 있는 양압식공기호흡기 2형을 착용해 개인보호를 한다”면서 “악조건 속에서도 장시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팀원들이 평소 동일한 복장을 착용하고 장시간 훈련을 실시하고, 체력단련을 꾸준히 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소령은 작전 투입 전 항공장교인 아내가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이 소령은 “투입 전날 집에서 짐을 꾸릴 때 아내가 덤덤한 모습을 보여줘 마음 편하게 올 수 있었다”며 “간간이 아내가 두 돌 된 딸 사진을 휴대전화로 보내주는데, 방역지원을 마치고 복귀해 사진을 보면서 쌓인 피로를 푼다”고 말했다. 이 소령은 경북대 등 방역 지원과 관련,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개학도 하고 봄바람에 캠퍼스를 거닐며 열심히 공부할 학생들을 상상하면 기쁘다”며 “앞으로 어린이집·병원·각종 격리시설 등 고위험지역에서 방역이 필요할 때, 선제적으로 가장 위험하고 취약한 곳을 중점으로 꾸준히 방역 지원을 해 대구시민과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근심을 덜어드리고 평범한 일상을 되찾으실 때까지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