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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13일(金)
양평서 4代째 깊은 맛 냉면…숯불향 가득 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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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천냉면 황해식당’ 물냉면과 비빔냉면.

■ 수려한 자연경관 양평 맛집

- 옥천냉면 황해식당
돼지 한마리 통째로 육수 우려
굵고 탄력 뛰어난 면발도 일품

- 남시촌참닭
매콤하고 쫀득한 식감 닭갈비
특별한 석쇠가 육즙 살아있게

- 커피 리얼리스트
수제 디저트 곁들인 풍부한 맛

- 비원 매운탕
남편은 어부… 안주인이 조리


경기 양평군은 미식가들에게는 맛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수도권에서 멀지 않으면서 수려한 자연경관과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기로 유명해 여행자들에게는 사랑받는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잠시 조용해진 양평으로 맛 여행을 떠났다.

양평의 대표식당이자 1952년도에 ‘황해식당’으로 문을 열어 4대째 이어오고 있는 ‘옥천냉면 황해식당’을 방문했다. 이곳의 이인숙 대표를 만나 이 집의 따뜻한 면수를 마시며 대화를 시작했다.

“가업을 본격적으로 물려받은 건 1993년이었어요. 제 인생은 이미 정해졌었기 때문에 하기 싫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순응하며 받아들였습니다. 다행히 일은 재밌었어요. 굳이 무엇이 힘들었나 생각해보면 감사하게도 행복한 고민이었지요. 많은 손님을 대접하는 일은 육체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는 1993년 당시 국도변 옆에 있던 옥천냉면 황해식당 분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실향민이셨던 조부모님께서 황해도 고향에서도 냉면집을 하셨어요. 전쟁이 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아버지와 고모 등 자녀들을 따로 나눠 피난시킨 후 부산에서 극적으로 재회하셨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감동적인 가족사입니다. 그때 두 분이 못 만나셨다면 황해식당은 없었을 겁니다.” 이곳의 냉면에 대해 물었다. “냉면 육수를 내는 데 돼지고기 어느 한 부위만을 쓰지 않고 돼지 한 마리를 다 사용합니다. 5년 이상 간수 뺀 천일염을 사용하고, 직접 담근 간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모두 주문했다. 면이 굵고 탄력이 뛰어났다. “직접 제분한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혼합해 면을 만듭니다. 굵은 면발의 탄력과 탱글탱글함을 오래 유지하면서 면을 삶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과거엔 꾸미로 김치가 올라갔지만, 현재는 길게 채칼로 자른 오이와 달걀 반 개, 편육 한 개가 올라간다.

“꾸미엔 변화가 있었지만 그 외 모든 재료와 함량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다만 과거에는 장작불로 면을 익히다 보니 화력이 일정하지 않아 쫄깃함이 고르지 못했는데 요즘은 발전된 시설로 쫄깃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 차이라면 차이입니다.” 깊은 육수의 맛과 굵고 쫄깃한 면발의 조화. 이것이 4대를 이어온 옥천냉면 황해식당만의 고유한 냉면 맛이다.

완자와 편육도 먹어봤다. 완자는 돼지고기와 채소, 달걀 등을 버무려 큰 동그랑땡처럼 지져냈다. 육즙이 살아 있고 씹는 느낌과 온도도 적절했다. 이 집의 완자를 잘라먹지 않고 한꺼번에 입에 넣어 육즙과 질감을 만끽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이곳의 완자는 즐기는 방법이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될 정도로 인기 있는 메뉴다. 기름기 없는 편육은 담백했으며 겨자, 매콤하게 별도 양념한 두 가닥의 새우젓, 파 등을 올려 무김치를 곁들이니 맛있었다. 무김치는 늦은 가을 수확된 무를 염장해 2년간 숙성한 후 염장기를 빼고 양념에 무쳐낸다. 4대째 운영되는 식당의 가업 전수자로서, 한 집안의 자손으로서 항상 신경 쓰고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변함없는 겁니다. 그 변함없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버지 대부터 거래하던 마장동의 육가공 업체와 가락시장의 야채도매상과 오랫동안 거래하고 있습니다. 육가공 업체 또한 대를 이어 2대째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 서로 믿음과 신뢰를 오랫동안 함께 쌓아왔습니다. 고기는 납품받고 있지만 그 외의 식자재는 직접 시장에 가서 일일이 확인한 후 사오고 있어요. 장 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이 집 주방 막내가 62세 어르신이란다.

▲  ‘남시촌참닭’ 숯불닭갈비.

숯불에 구워낸 매콤한 닭갈비를 잘하는 곳이 있다 해 강상면으로 향했다. ‘남시촌참닭’을 방문해 양평이 고향인 이종우 대표를 만났다. “건축사업을 하면서 늘 식당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벌써 이곳을 시작한 지 13년 넘었습니다.”

인테리어는 소박했으나 자세히 보면 신경을 많이 썼다. 직접 제작한 테이블의 상판은 원목으로, 테이블 다리는 드럼통에 흰색 칠을 한 후 무게 중심을 가운데에 뒀다. “닭갈비가 유명하다는 곳은 전국 모두 다 방문해본 듯합니다. 먹어보고 만들어보고 평가받으면서 지금의 맛을 찾아냈습니다.”

처음엔 양념장에 닭을 재워 놓았다가 숯불에 구워냈으나 지금은 닭에 밑간만 해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손님상에 나가기 바로 직전 양념에 버무려낸다고 했다. 육즙이 살아 있고 육질이 부드러운 닭갈비의 맛이 훌륭했다. 매콤한 양념은 모나지 않고 부드러운 데다 숯불 향을 입히니 입맛이 살아났다. 닭갈비와 함께 주문했던 닭발은 뼈가 모두 발라져 있었고 쫀득한 식감에 숯불 향을 입히니 이 또한 별미였다. 함께 제공됐던 찬도 상추뿐 아니라 적겨자채 간장절임, 고추장아찌, 백김치 등 모두 재배한 야채로 직접 만들어 신선했다.

이 집 닭갈비 맛의 일등공신은 특별히 제작된 석쇠다. 닭갈비가 타지 않도록 석쇠 다리를 높여 직접 제작했다. 닭갈비가 타지 않을 뿐 아니라 은은하게 익으면서 육즙이 마르지 않아 끝까지 부드럽고 촉촉하게 즐길 수 있었다. 메뉴판에 쓰여 있는 고추장 삼겹살에 눈길이 갔다. “과거 조류인플루엔자 때 마음고생 했던지라 그 이후에는 고추장 삼겹살을 메뉴에 더해 조류인플루엔자와 돼지콜레라 등 위기 때마다 교대로 그때그때 대처하고 있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던 현지인들의 인기메뉴는 감자옹심이였다. 메밀국수와 잔치국수도 맛있다며 꼭 먹어보라고 조언해줬다.

양평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수제 디저트와 로스터리 카페가 있다 해 ‘커피 리얼리스트’가 위치한 양평읍 중앙로로 향했다. 국내의 유명 커피 대형 프랜차이즈가 곳곳에 포진해 있는 양평 최고의 상권인 듯 보였다. 차를 몰아 이곳까지 운전해온 테이크아웃 대기자들이 꽤 많았던 것으로 보아 이곳의 음료가 인기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카페 함인철 대표의 표정은 진지했다. “아내는 케이크와 디저트를 만들고 저는 커피를 로스팅하고 만들고 있습니다.” 함 대표가 블렌딩한 그의 시그니처 커피 ‘리얼리스트 블렌드’를 주문했다. 커피 전문가들 사이에서 세계 최고라고 칭송받는 완전수동 커피머신에서 추출된 신선한 크레마가 가득한 에스프레소가 나왔다. “매일 로스팅하지만 오늘은 어제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스팅 이후 3일까지 가장 신선한 커피를 드실 수 있습니다.”

진열장에서 가장 단순한 모양으로 눈에 띄었던 ‘바닐라 케이크’도 주문했다. 직접 만든 수제 디저트가 함께 있어 방문한 기쁨이 컸다. 맛을 보니 바닐라 빈이 풍부하게 들어갔고 케이크와 달지 않은 바닐라 크림의 무게감과 질감의 균형이 뛰어났다. 촉감 또한 완성된 지 얼마 안 된 신선한 케이크였다. 잘 만들어졌다. 묵직하고 진한 풍미의 커피와 고소하면서 달콤한 뒷맛을 가진 바닐라 케이크는 단짝처럼 완벽히 어울렸다.

▲  강태안 미식여행가
3대째 어부의 집에서 매운탕을 만들어 파는 곳이 있다 해 양평읍 강변길에 있는 ‘비원 매운탕’으로 향했다. 식당은 문을 연 지 45년이 넘었다. 남편은 어부고 안주인은 음식을 만든다. 이곳은 매운탕 전문이다. 추천메뉴 메기와 빠가매운탕을 주문했다. 매운탕의 국물 육수는 따로 없었다. 생선 자체에서 싱싱한 고유의 맛이 나와 국물 맛이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양념장은 칼칼하면서 부드러웠다. 참게와 미나리를 추가해 넣고 부드러운 생선살에 매콤한 국물이 잘 배도록 끓여냈다. 생선을 모두 즐기고 나서 제공된 밀가루 반죽을 얇게 떠 넣은 수제비는 별미였다. 매운탕과 함께 나오는 꽈리고추, 고사리나물, 느타리나물볶음, 파래무초무침, 알타리무김치, 콩자반, 콩나물 등의 찬은 방금 무쳐낸 듯 신선했고 간도 알맞았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미식 가이드

양평에서 오래된 식당 중 하나로, 평양냉면 애호가들의 성지로 불리는 ‘옥천냉면 황해식당’본점(031-772-9693)은 옥천면 고읍로 140에 위치해 있다. 물냉면 1만 원, 비빔냉면 1만 원, 완자 2만 원, 편육 2만 원, 완자와 편육 혼합메뉴 2만 원. 인근 경강로 1493-12에는 분점(031-773-3575)이 있다. 숯불닭갈비가 유명한 ‘남시촌참닭’(031-774-1707)은 강상면 강남로 802에 있다. 직접 텃밭에서 키운 야채들로 만든 찬을 닭갈비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매운양념의 참닭갈비(240g) 1만1000원, 간장닭갈비(240g) 1만2000원, 닭발(200g) 1만2000원, 고추장삼겹살(200g) 1만2000원, 막국수 6000원, 잔치국수 5000원, 감자옹심이 8000원.

수제 디저트를 선보이는 로스터리 카페 ‘커피 리얼리스트’(031-771-1406)는 양평읍 중앙로 80, 나동 1층에 위치해 있다. 로스팅한 시그니처 커피원두 ‘리얼리스트 블렌드’ 100g 8000원,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4000원, 바닐라 조각 케이크 6000원, 사과당근 조각케이크 7500원, 떠먹는 티라미수 6000원. 계절마다 메뉴는 교체된다. 45년 전통의 매운탕 전문점 ‘비원 매운탕’(031-771-2406)은 양평읍 강변58길에 있다. 제철 생선 자연산 쏘가리매운탕 (대)12만 원·(중)9만 원·(소)6만 원, 메기·빠가 매운탕 (대)6만 원·(중)4만5000원·(소)3만 원. 제철 생선들은 예약할 때 주인장과 상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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