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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건강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13일(金)
코로나 ‘심리적 방역’ 소홀하면 우울증·PTSD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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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로 확산하면서 불특정 타인에게 과도한 경계심을 보이거나 희생자에게 비난을 가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타인이나 희생자를 지나치게 경계하면 오히려 정신건강에 독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 감염병 정신건강 관리 중요

매일 쏟아지는 공포 뉴스에
불안 커지며 두통·소화장애…
심하면 피로·불면·인지력저하
다른 사람 배척하고 혐오까지

한달 이상땐 외상후 스트레스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은 눈에 보이지 않아 더욱 불안하고 공포스럽다. 감염병 유행 초기에는 자신이 감염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먼저 든다. 확진자가 늘면 타인에 대한 의심과 경계심이 커진다. 대면 접촉과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답답함과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간다. 더욱이 지인, 인근 지역 거주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면 불안감은 증폭하기 시작한다. 감염병에 걸려 학교와 직장 등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고 타인에게 비난을 받지는 않을지 걱정되기 시작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심리적 방역이 물리적 방역만큼이나 중요하다”면서 “정신건강은 면역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불안에 전염되는 것을 스스로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염려증 = 실제로 병에 걸리지 않았고 이상도 없지만, 병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을 말한다. 질병에 항상 사로잡혀 있어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심한 영향을 받는다. 특별한 질병 없이 두통, 가슴 두근거림, 소화장애, 배뇨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같이 심한 상태는 아니라고 해도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요즘, 많은 사람에게서 감염병에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감염병에 대한 과도한 정보탐색을 자제해야 한다. 신종 감염병이 갑자기 유행하면 사람들은 감염병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어 불안감에 휩싸인다. 이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으려 한다. 게다가 거의 모든 언론이 감염병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다 보니, 사람들은 감염병 정보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감염병과 관련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많이 확산하면서 사람들의 건강염려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올바른 정보는 감염병 예방과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정보는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하고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다. 이는 나중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 건강염려증 치료의 지름길은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요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소하는 것이다. 감염병은 시간이 경과하면 종식하기 마련이다. 불가피한 상황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적응해 나가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발표 등 확실한 출처가 있는 곳의 정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 누구든 사고나 자연재해, 위협적인 감염병 유행 상황에 처하면 정신적인 외상(트라우마)을 입을 수 있다. 이때 경험한 공포와 불안, 각성 반응은 며칠 또는 몇 주간 이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호전된다. 그런데 스트레스 반응이 한 달 이상 사라지지 않아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증상으로는 △사건이 반복적으로 생각나고(재경험) △기분이 우울하며 지나치게 예민해 쉽게 화를 내고(정서나 각성의 변화) △사건과 관련된 활동, 장소, 사람을 피하거나 예전에 즐기던 활동에 흥미를 잃는 것(회피·무감각) 등이 있다. 신체는 다양한 반응을 한다. 감정적으로는 공포, 슬픔, 무기력, 쇼크, 절망, 분노, 정서적 마비, 애도 등의 반응을 보인다. 신체적으로는 피로, 수면장애, 통증, 면역저하, 소화기능 감소, 성욕 감소 등이 나타난다. 인지능력이 떨어져 집중력 장애, 의사결정 능력 손상, 기억장애, 인지왜곡, 혼란이 발생한다. 대인관계가 약해져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직업 및 학업 기능이 악화한다. 희생자(감염병 확진자)에게 지나친 경계심과 배척감, 혐오감을 느끼기도 한다.

◇우울증 = 강박적이거나 염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감염병 유행으로 일상생활이 제약되는 상황은 우울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 같은 스트레스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는 다르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이 아닌 스트레스가 어떤 사람에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실제로 여기저기 몸이 아프고 불편한 데가 생기기도 한다. 불면·식욕감퇴·성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때로는 우울한 기분 없이 신체 증상만 보이는 경우도 있다. 혹시 병에 걸렸을까 염려해 내과 등 다른 과를 찾는 경우도 있다. 불면·식욕부진 등의 신체 증상은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경험하므로, 앞의 증상을 우울증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도 있다. 만약 잠이 오지 않고 잠이 들더라도 자주 깬다거나, 식욕과 성욕이 줄어들거나, 쉽게 피로해지지만 원인이 분명치 않다면 우울증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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