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행사 최소 규모지만… 文대통령 이번엔 참석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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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의 날’ 5주기·폭침 10주기… 손정목 재단 이사장

안보에 보수·진보 따로 없어
희생 장병·유족 위로해주길

코로나로 대부분 기념식 취소
성금·마스크 대구·경북 기부

“문재인 대통령께서 ‘서해수호의 날’ 5주기인 올해 기념식만큼은 꼭 참석하셔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과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위로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손정목(65·사진) 천안함재단 이사장은 1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천안함 폭침 10주기 행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치를 준비를 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역대 최소 규모로 치르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이사장은 “문 대통령께서는 취임 첫해엔 외국 순방, 지난해는 지방일정 때문에 ‘서해수호의 날’에 취임 후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하셨다”면서 “임기 절반을 넘긴 만큼 올해는 꼭 참석하셨으면 좋겠다는 게 천안함 및 연평해전 유족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손 이사장은 “천안함 유족이나 생존 장병들은 일부 국민이 천안함 장병들의 희생 의미를 왜곡하거나 그릇된 평가를 할 때마다 굉장히 큰 상처를 입어왔다”며 “국가안보와 관련해 보수·진보, 여야를 떠나 나라를 지키다 순국한 장병들의 희생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데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해수호의 날이나 천안함 폭침, 연평해전 행사 등에 참석해왔지만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해 수호의 날’은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을 지정, 2002년 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법정 기념일이다. 올해는 3월 27일이다. 특히 올해는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10주기다. 손 이사장은 해군참모차장 직무대리였던 당시 북한의 천안함 폭침 대책본부장으로서 희생장병 안장식 거행 등을 맡았다. 예비역 해군 중장인 손 이사장은 2017년 재단 2대 이사장에 취임한 뒤 4년째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행사 등을 주관하고 있다.

또 손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행사를 대폭 축소하게 된 데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 이사장은 “오는 25일 경기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해군 군악대와 추모음악회를 계획하고 대규모 천도법회를 오랜 기간 준비했지만 모두 취소했다”며 “ 2함대사령부 주관으로 해오던 천안함 폭침 추모행사를 올해 10주기를 맞아 해군본부 주관으로 변경하려 준비했지만 이마저도 조촐하게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천안함 재단과 유족, 천안함 생존장병전우회 명의로 마스크 1만5000장, 성금 2000만 원을 모아 고통받는 대구·경북 주민들을 위해 사회복지공동기금에 다음주 전달할 계획”이라며 “유가족들이 어려울 때 온 국민의 도움을 받은 데 대한 작은 성의”라고 말했다. 이성우(59) 천안함 유족회장은 “지난해 현충일 전 청와대에서 열린 보훈가족 초청행사 때 문 대통령께 ‘서해수호의 날’ 5주기 행사에 꼭 참석해 유가족들을 위로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렸드니 고개를 끄덕거리셨다”며 “대통령께서 참석하시면 국론 통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