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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16일(月)
현 경제리더십으론 위기 못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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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강흠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마침내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각 유럽발 입국 금지를 발표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가가 잇달아 폭락했다. 글로벌 경기 변동에 민감한 석유와 구리 가격도 수요 둔화 우려로 동반 하락했다. 한국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이 동시에 일시적 매매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 가격마저 하락해 시장의 불안 심리를 그대로 반영했다.

세계 각국은 금리를 내리며 돈을 풀기 시작했으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부채로 발생한 금융위기는 금융시장을 안정시켜 실물경제로의 전이를 차단하면 해결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각국과 공조해 유동성을 공급하며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인력과 물자의 이동이 제약되면서 수요 감소, 공급망 붕괴와 교역 제한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는 금융위기보다 양상이 훨씬 복잡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협력을 주도할 것 같지도 않다.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판매, 백화점 매출 등 소비는 분야마다 20∼30% 급감했고,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일부 업종에선 벌써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들이 있다. 앞으로 15%의 중소기업이 부도난다는 예측도 있다. 그동안 감소해 오던 청년 취업은 악화일로다. 국내에서 코로나19를 진압하더라도 팬데믹의 규모와 시한을 가늠하기 어려워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실물경제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실물경제의 피해와 암울한 전망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는 상황이므로 종합적인 비상경제 대책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내수 관련 기업에 대한 조세 감면과 대출 지원 확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증권·외환 시장에 이어 부동산 시장 붕괴 가능성도 고려해 가계부채와 금융회사의 부실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 수출산업에까지 타격을 주면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신용 등급이 떨어져 자본이 급속히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

경제 위기의 본질이 복합적이고 심각할수록 위기 타개책을 흔들림 없이 이끌어 나갈 경제 사령탑이 중요하다. 그런데 홍남기 부총리에게선 그런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기재부는 11조7000억 원의 추경안을 편성했는데 국회 상임위별 심사를 거치면서 6조 원가량 증액됐다. 본예산에서 편성되지 못했던 선심성 사업과 인기 영합성 현금복지 예산을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절차가 간편한 추경안에 끼워 넣은 것도 있다. 지자체장들은 청년실업수당이나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 효과가 불분명한 재정 지출을 요구하며 재정을 압박한다. 여당 대표가 ‘해임’을 언급할 정도로 적자 국채를 동반하는 국회의 요구를 난감해하는 경제부총리의 모습은 재정 건전성의 책임자다웠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홍 부총리에 대한 신임을 표명한 청와대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에서 추경 대폭 확대를 수용하는 듯한 모습은 믿음직하지 않았다.

1997년의 외환위기나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경제 사령탑을 맡아 위기관리 체제를 이끌어갈 경제 수장이 필요하다. 경제부총리는 여전히 소득주도 성장에 집착하는 정치권 요구에 휘둘리는 것 같다. 경제 위기 극복에 전권을 위임받아 외부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경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세워야 경제 회복의 희망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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