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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Consumer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18일(水)
코로나에 미룬 결혼식… 위약금 수백만원에 예비부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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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결혼식, 여행, 각종 행사 등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이에 따른 업체 및 소비자 간 갈등도 빈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소비자원, 올 1829건 피해접수

업체에 계약금 100만원 준 뒤
사태 급속 확산되자 해지 요청
업체선 “위약금 280만원 내라”

해외여행 · 돌잔치 예약 등 관련
취소수수료 약관 꼼꼼히 체크를


오는 4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직장인 최모(30)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을 강행하는 대신, 지난 2월 초 예약했던 신혼여행은 취소했다. 최 씨가 계획했던 신혼여행은 국내 한 여행사에서 ‘프로모션’이라며 출시된 상품으로, 계약 당시 30만 원의 계약금을 냈지만 예약을 취소하면서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계약금은 날렸지만, 최 씨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긴다. 계약 때 여행사가 할인상품이라는 이유로 환불이 불가하다고 명시했던 만큼 전체 경비를 완납했으면 그것까지 날린 뻔했다는 이유에서다. 최 씨는 “총 경비가 1150만 원에 달했던 만큼 계약금 30만 원만 날린 건 그나마 다행인 편”이라면서 “결혼 준비 온라인 카페에선 단순히 결혼식을 미루기 위해 수백만 원씩 위약금을 낸다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결혼식과 돌잔치 등 각종 행사를 취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당국이 권장하는 약관을 무시하고 관련 업계가 과다한 위약금을 물리고 있고, 업체마다 부과하는 위약금 또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등 관련 기관에 상담을 요청하고 피해를 구제받으려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위약금 관련 주요 5개 업종의 소비자 상담건수는 총 1만568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26건)보다 8.1배로 늘었다. 이 센터는 10개 소비자단체와 16개 지방자치단체, 한국소비자원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 상담 시스템이다. 코로나19가 갈수록 확산하면서 계약해지가 급증해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 또한 늘어난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상담 내역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해외여행’으로 전체의 45%(7066건)를 차지했으며 1년 전보다 10.7배로 급증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각국이 한국발 여행자 입국에 제한을 둔 여파로 풀이된다. 또 전년 동기 대비 상담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돌잔치 등 ‘음식서비스’(2202건)로 1년 전보다 22.2배로 늘었다. ‘항공여객’ 업종은 2543건으로 6.1배로 증가했고 ‘숙박시설’은 2042건으로 3.9배로 늘었다. ‘예식서비스’는 8.3배로 늘어난 1829건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접수한 사례를 살펴보면 코로나19에 따른 불가피한 예약 취소임에도 불구하고 수십만∼수백만 원씩 기준을 넘어서는 위약금을 요구하는 업체가 비일비재하다. 지난 2월 9일 자녀 돌잔치를 열 계획으로 작년 10월에 계약금 10만 원을 낸 A 씨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올해 1월 29일 업체 측에 계약 취소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업체는 보증인원과 상차림비 합계금액의 30%에 해당하는 174만5000원을 위약금으로 내야 취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정위의 고시인 ‘연회시설 운영업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예정일로부터 1개월 이전에 계약을 해지한 경우 업체는 계약금을 환불해줘야 하며, 예정일보다 7일 이상 남은 상태에서 해약하면 계약금만 위약금으로 받도록 돼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A 씨는 계약금만 내면 된다.

올해 3월 29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B 씨도 같은 예다. B 씨는 한 업체의 예식서비스 계약을 지난해 10월 체결하고 계약금 100만 원을 지불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달 22일 결혼식 연기를 타진했지만 바꿀 수 있는 날짜 선택폭이 작고 식비도 올라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보증인원과 드레스 비용 등을 이유로 280만 원의 위약금을 부과했다. ‘예식업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예식일 30일 전까지 취소 시 20%의 위약금만 물릴 수 있다.

갈등을 겪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공정위도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을 바로잡기 위해 나섰다. 공정위 약관심사과는 지난 11일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돌잔치나 회식 취소 위약금 분쟁의 원활한 해결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공정위는 “업계가 자율시정하지 않으면 약관법에 따라 문제의 약관을 심사하고 수정·삭제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달 공정위는 한국여행업협회, 항공사 등과도 간담회를 열고 위약금 경감 등 소비자와의 분쟁 해결에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피해구제 역할을 하는 한국소비자원도 지난달부터 전담팀을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리고, 이달 16일부터는 ‘코로나19 소비자피해 집중대응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도 계약해지 때 업체로부터 받은 계약 관련 약관 및 조항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예약 취소 전 위약금 부과 규정을 꼼꼼히 확인하고 결정하며, 예약 취소에 대비해 계약서 등 증빙자료를 보관할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여행 및 항공의 경우 한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및 격리 조치를 실시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자별로 위약금 정책 및 취소수수료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al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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