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습니다>나를 가장 예쁘게 찍어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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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기일(38)·조재원(여·29) 부부

저(재원)와 남편은 사진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 연애 시작 200일 만에 부부가 됐습니다. 지난해 3월 사진 동호회에서 출사(出寫)를 나가면서 처음 만났어요. 저는 주로 동호회 출사를 가면 일일 모델이 돼요. 남편은 저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일부러 동호회 사람들에게 회식 자리를 제안했대요. 그날도 남편의 제안에 따라 회식 자리가 열렸죠. 하루는 제가 선약이 있어 일찍 회식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남편은 제가 일찍 가서 아쉽다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게 저와 남편이 처음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연락이에요.

그날 이후 남편은 저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왔어요. “출사 때 찍은 사진을 함께 보정하자”거나 “카메라 조작법을 알려주겠다”는 등 남편이 ‘사진’을 연결고리로 저에게 다가오면서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하게 됐어요. 사진을 좋아하는 공통분모 때문인지 남편의 호의가 부담스럽지 않았거든요.

작년 3월 연애를 시작한 저희는 같은 해 10월 결혼식을 올렸어요. 연애부터 결혼까지 정확히 200일이 걸렸더라고요. 연애를 시작하고 저희는 마치 밀린 숙제를 하는 것처럼 매일 만났어요. 만나면 만날수록 서로 결혼을 미룰 이유를 찾지 못했죠. 비교적 짧은 연애 기간에 결혼을 결심한 이유예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이 저를 찍어준 사진을 다시 봤어요. 그땐 그냥 지나쳤던 게 사진에서 보이더라고요. 피사체, 그러니까 저에 대한 애정이요. 다른 사람이 저를 찍어줬을 때보다 남편이 찍어준 사진이 더 예쁘게 나왔어요. 남편은 이미 그때부터 저에게 반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를 사랑하는 게 느껴지는 남편의 사진(시선)이 좋아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