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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21일(土)
K팝, 빌보드200 강세·핫100은 약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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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4.
방탄소년단슈퍼엠·몬스타엑스·NCT127
5개월간 빌보드200 ‘톱5’에는 4팀 올라
반면 ‘핫100’ 진입은 방탄소년단 유일


2019년 10월 슈퍼엠 1위, 2020년 2월 방탄소년단(BTS) 1위, 2020년 2월 몬스타엑스 5위, 3월 NCT 127 5위.

최근 5개월 사이에 K팝 그룹들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차지한 성적이다. 무려 4개 팀이 톱 5에 들었다.

빌보드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한 21일 자 차트에서는 톱10에 K팝 두 그룹의 앨범이 진입하는 이례적인 일도 생겼다.

이달 4일 자 ‘빌보드 200’에서 1위로 데뷔한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이 8위를 차지하며 3주 연속 톱 10을 지켰고, NCT 127가 정규 2집 ‘엔시티 #127 네오존’으로 5위에 데뷔한 것이다.

이미 방탄소년단 덕에 ‘빌보드 200’은 낯설지 않은 차트가 됐다. 방탄소년단은 ‘맵 오브 더 솔 : 7’로 해당 차트 4번째 정상에 올랐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현지 일부 가수들도 관행처럼 해온, MD와 콘서트 티켓 등이 포함된 번들 형태를 내세우지 않고 순수 앨범만으로 정상에 올라 현지에서 주목하기도 했다.

‘빌보드 200’은 전통적인 음반 판매량에 디지털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음반 판매량으로 환산한 TEA(track equivalent albums), 스트리밍 횟수를 음반 판매량으로 환산한 SEA(streaming equivalent albums)를 더해 매긴다.

강력한 팬덤이 뒷받침되면 높은 순위가 가능하다. 미국에서 서서히 팬덤을 불려가고 있는 K팝 그룹들이 높은 순위가 가능한 이유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미국에서 K팝이 여전히 팬덤 안에서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빌보드200’과 함께 양대 메인차트로 통하는 싱글차트 ‘핫100’에서 부진하기 때문이다. ‘핫100’은 개별 곡 인기 순위로 좀 더 대중성을 필요로 한다.

방탄소년단을 제외하고 슈퍼엠 1위, 몬스타엑스, NCT 127는 모두 ‘핫100’에 진입하지 못했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의 ‘맵 오브 더 솔 : 7’의 타이틀곡 ‘온(ON)’이 지난 7일자 ‘핫100’에서 K팝 그룹 최고 순위인 4위를 차지하면서 이 차트에서도 균열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런데 ‘온’은 2주차에 68위를 차지하면서 낙폭이 컸고 3주차에는 해당 차트에서 사라졌다. 이후 방탄소년단의 ‘핫100’ 순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전작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핫100’에서 8주 연속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며 ‘온’이 다소 난해한 곡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내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흐름을 증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3주 만에 ‘핫100’ 차트에서 사라졌는데, 새로운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는 주장은 얼핏 들으면 어불성설이다.

개별곡 인기 순위인 ‘핫100’은 미국 라디오 방송 횟수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외신 등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이번 ‘온’은 현지 라디오에서 거의 방송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4위를 차지한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진단이다.

음악칼럼니스트 네이트 헤트윅은 최근 그래미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 ‘라디오 없음, 문제 없음 : 어떻게 방탄소년단은 라디오 도움 없이 1위를 기록했나’에서 “주간 음악차트에서 AM·FM 라디오 방송 횟수의 큰 비율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평했다. 라디오 도움이 없는 상황에서 2주차 68위도 비교적 높은 순위다.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은 7일자 ‘핫 100’에 ‘온’ 4위를 비롯 정국의 솔로곡 ‘시차’ 84위, 지민의 솔로곡 ‘필터’ 87위 등 3곡을 동시에 진입시키는 기록을 썼다.

아울러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기록한 8위, ‘페이크 러브’ 10위, ‘아이돌’ 11위, ‘마이크 드롭’ 리믹스 28위, ‘블랙스완’ 57위, ‘DNA’ 67위, ‘메이크 잇 라이트’ 76위, ‘웨이스트 잇 온 미’ 89위 그리고 제이홉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솔로곡 ‘치킨 누들 수프’가 차지한 81위까지 합하면 방탄소년단은 ‘핫100’에 총 12곡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K팝 가수 중 최다 기록이다. 이미 ‘핫100’을 안방처럼 넘나들고 있다는 증거다.

솔로 가수를 포함해 한국 가수가 ‘핫100’에서 차지한 가장 높은 순위는 2012년 싸이가 기록한 2위다. 당시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강남스타일’로 ‘핫100’에서 7주간 2위를 차지했다.

‘강남스타일’이 미국 팝밴드 ‘머룬5’의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에 밀려 계속 2위를 차지했을 때도 전국 라디오 방송 횟수에 밀린 탓이 컸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은 특정 팬덤보다 대중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처럼 스며든 곡이라, ‘온’보다 라디오 방송 횟수가 더 많았다.

K팝은 아직 미국에서 주류가 아니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은 K팝의 카테고리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K팝과 별개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팀이라는 분석도 많다.

라디오 방송 횟수는 방탄소년단이 넘지 못한 벽이 아닌, 아직까지 자신들이 주류라고 생각하는 미국의 기존 플랫폼이 쳐놓은 울타리에 가깝다. 스트리밍 횟수로 따지면 최상위권인데, 라디오 방송 횟수가 거의 없다는 것이 오히려 기현상이다.

미국 Z세대들은 라디오가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튜브 그리고 틱톡으로 음악을 듣는다. 지금 라디오의 도움 없이 핫100에 진입하는 곡들은 이들의 취향을 대변하는 음악이다. 이들이 주류가 될 미래에 라디오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의 ‘온’이 기록한 ‘핫100’ 4위는 단순히 상위권을 찍고 내려왔다는 의미를 너머, 음악을 듣는 플랫폼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증거하는 전환점이라고 보는 이들도 상당수다.

미국 인터넷 미디어 ‘VOX’도 스트리밍 시장 활성화는 음악 업계가 더 이상 라디오를 홍보, 배급 등의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해석했다. 이를 통해 가장 혜택을 받는 것은 방탄소년단처럼 미국 시장에서 볼 때 해외 뮤지션 그리고 비교적 올드 매체가 주목하지 않는 인디 뮤지션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TV는 라디오보다 개방적인 편이다. CBS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는 방탄소년단이 출연할 때 온라인으로도 실시간 생중계한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 등 온라인을 통한 반향이 뜨겁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누차 언급되는 부분이지만 사실 방탄소년단은 기존 권력이나 플랫폼을 통해 성공한 그룹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주류 기획사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방송 활동 등이 드물었고, 온라인 등을 통해 팬들과 직접 교감하고 소통하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왔다.

헤트윅은 “방탄소년단은 이번 컴백으로 ‘게이트 키퍼’ 역을 맡은 대형 라디오 채널들을 거치지 않고, 새로우면서도 효과가 큰 방법으로 팬 기반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의 이번 앨범 ‘맵 오브 더 솔 : 7’은 미국의 전문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 해외 유력 매체와 각종 평론 매체들의 종합 평가 결과 평점 83점을 기록, 최고 등급인 ‘전반적인 극찬’(Universal acclaim)을 받았다. 개별곡인 아닌 앨범 전체의 완성도로 싱글의 맥락을 읽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는 이유다.

여기서 추가로 인지해야 할 점은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 K팝이 현지 음반사, 프로모터 등과 손잡고 야금야금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강력한 팬덤을 등에 업고 언젠가 주류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7년 9월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러브 유어셀프 승 허’ 앨범을 시작으로 세계적 유통망인 디 오차드 엔터프라이지스와 계약하면서 K팝 팀들의 현지 진출이 공격적으로 변모했다.

이후 SM엔터테인먼트는 SM연합그룹 슈퍼엠을 유니버설뮤직 산하 캐피톨 레코즈(Capitol Records)와 공동으로 기획해 북미 데뷔를 이뤘고, 단숨에 ‘빌보드 200’ 차트의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첫 영어 앨범으로 ‘빌보드 200’ 5위 성과를 낸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그룹 ‘몬스타엑스’는 소니 뮤직 산하 에픽 레코즈와 계약을 맺었다.

K팝 걸그룹 ‘빌보드 200’ 최고 순위인 24위를 기록한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도 유니버설뮤직의 산하 인터스코프와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JYP는 오차드와 유통 계약을 맺은 적이 있다.

아시아의 명성에 비해 북미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약한 그룹 ‘트와이스’도 미국의 유명 레이블 ‘리퍼블릭 레코드’와 손잡고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앞으로 빌보드200뿐 아니라 핫100 차트도 더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은 빌보드 내 또 다른 주요 차트로 여겨지는 ‘아티스트100’ 순위에서 살펴볼 수 있다.

21일 자 빌보드차트에서 ‘아티스트 100’ 톱10에는 한국의 두 팀이 들었다. NCT127이 2위를 차지했고 방탄소년단이 4위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과거에 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티스트100은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과 ‘핫100’ 다음으로 비중이 큰 차트로 가수의 영향력을 증명하는 차트다. 두 차트와 함께 빌보드 3대 메인차트로 꼽기도 한다.

매주 음원 다운로드 횟수 및 음반 판매량,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지수 등을 총 집계하는데 미국 내 라디오 선곡 횟수도 포함된다. 아티스트의 인지도를 다방면에서 분석한 결과로 순위가 결정된다. 이 차트를 통해 계속 인지도를 넓히면, K팝의 ‘핫100’ 균열도 더 이상 억측은 아니라는 기대가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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