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렴치한 조주빈… 학보에 “학교 性폭력 예방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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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 학보사 편집국장 활동
세달전까지 장애인 단체 도와
낮엔 봉사 - 밤엔 박사 두 얼굴
벌어들인 수익 100억대 추정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해온 속칭 ‘박사’ 조주빈(25·사진)의 신상과 행적이 24일 공개됐다. 조 씨는 성 착취물을 유포해 100억 원대의 불법 수익을 올리는 와중에도 봉사활동을 했으며, 그 전에는 학보에 “성폭력 예방이 부족하다”는 기사를 쓰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 씨의 돈줄이 된 ‘박사방’ 회원의 평균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 청년들이 ‘박사방’ 관전을 위해 용돈 등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 씨는 수도권 한 공업전문대학을 졸업한 뒤 특별한 직업을 갖지 않고 텔레그램에서 박사방 활동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조 씨는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냈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그로 인해 조 씨가 벌어들인 수익은 1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조 씨의) 잔인함이 발휘된 근거는 돈”이라며 “(중복 회원을 제외한) 1만 명이 100만 원씩만 내도 수익이 1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 씨의 ‘돈줄’이 된 박사방 회원의 평균 나이는 20대 중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회원의 평균 나이는 20대 중반”이라고 말했다. 개중엔 경제적 자립도가 다소 낮은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20대 초·중반 일부가 아르바이트비나 용돈을 내면서까지 성 착취물을 관전한 셈이다.

조 씨는 한편에서 이중생활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 씨는 불과 석 달 전까지 장애인 등을 돕는 봉사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며, 대학 학보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성폭력 예방 노력’ 관련 기사를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 씨는 2017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인천 지역의 봉사단체에서 드문드문 봉사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조 씨는 학생이던 2014년 11월 5일에는 학보에 “학교폭력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해 실시한 강연 등 교내 안전을 위해 학교 측이 기울인 노력은 많고 다양하다”면서도 “하지만 학교 측의 노력에도 아직 부족한 점은 존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기도 했다.

경찰은 전날 언론을 통해 조 씨의 신상이 미리 공개됨에 따라 신상공개 자체보다는 ‘신상공개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상공개가 결정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임에도 마스크 착용을 막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공개 방식은 △공개 결정 직후 언론에 사진 및 이름 등 정보를 배포하는 방식 △현재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조 씨가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론 카메라 앞에 서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한편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박사방 피해자 A 씨는 “(조 씨가) 앱을 통해 접근해왔다”며 “조건 만남 앱 등은 이용자 대부분이 학생이기 때문에 피해자 중에 성인보다 미성년자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피해 당시 중학생이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