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벚꽃회·사학스캔들·뇌물수수… 측근 비리에 아베 지지율 ‘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베 신조(가운데) 일본 총리가 지난 2018년 4월 벚꽃회 행사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국가 예산 쓰는 ‘벚꽃회’ 행사
후원회원 800명 초청해 ‘물의’
측근 檢 체포뒤 지지율 38%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은 총리의 사학비리 연루 의혹 외에도 다양한 비위 스캔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이로 인한 지지율 하락 속에 사학비리 및 2020년 도쿄올림픽 취소까지 겹치며 아베 총리의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아베 정부는 ‘벚꽃을 보러 가는 모임(벚꽃회) 스캔들’로 이미 홍역을 치렀다. 아베 총리가 매년 4월 중하순 ‘벚꽃회’에 자신의 후원회 회원 800명을 초청해 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벚꽃회’는 총리 주관으로 각계에 공적·공로가 있는 인사들을 초청해 평소의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행사다. 주로 왕족, 각국 대사, 중·참의원 의장과 부의장, 대법원장, 국무장관·부장관 등 요인과 각계 원로나 대표, 문화·체육계 인사 등이 초청된다. 총리 주관 행사지만 국가에서 예산을 부담하는 ‘공식 행사’다. 아베 총리는 논란 초기 “초청자 선정에 관여한 바 없다”고 했지만 이후 “(초청자 선정에) 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인정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에도 참석자 명단이 담긴 문서를 파쇄한 것으로 알려져 “문서를 파쇄해 위기를 모면한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스캔들이 터지면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전달 10월 55%에서 스캔들 발생 직후 49%까지 급락했다. 올해 벚꽃회도 취소됐다. 특히 당시 아베 내각의 ‘2인자’로 알려졌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해당 스캔들에 대해 발을 빼는 듯한 제스처를 하며 아베 총리와 관계가 소원해지기도 했다. 내각의 분열 의혹에 대한 보도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엔 아베 총리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복합리조트 사업과 관련, 뇌물혐의 등으로 관료가 줄줄이 도쿄지검의 수사를 받았다. 내국인까지 입장을 허용하는 카지노 건설사업에 도박을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아베 정부는 성장전략을 이유로 강행해 2018년 7월 시행법안을 통과시킨 뒤 후폭풍에 휩싸였다. 아키모토 쓰카사(秋元司) 전 국토교통성 부상(차관)은 재임 시절인 2017년 9월 중국 기업 500.com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 그가 직접 중국 선전(深)의 500.com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과 면담하기도 했다. 아키모토 전 부상은 이듬해 2월엔 중국 기업 초청으로 홋카이도(北海道) 여행을 다녀왔다. 아키모토 전 부상과 가족이 항공비와 호텔 비용 등으로 약 70만 엔(약 79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했던 홋카이도 루스쓰 지역을 방문했는데, 500.com은 2017년 일본 복합리조트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뒤 루스쓰 지역에 투자를 추진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현직 중의원 의원인 아키모토 전 부상을 체포했고 시라스카 다카키(白須賀貴樹) 자민당 중의원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과 같은 당 소속 가쓰누마 시게아키(勝沼榮明) 전 중의원 의원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현직 의원 체포는 2010년 이후 약 9년 11개월 만으로 아베 정부의 지지율이 3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아키모토 전 부상이 지난 2월 보석으로 석방된 데 대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2018년에는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재무성 사무차관이 기자들에게 성추행 발언을 한 문제로 사퇴했고 아베 정부는 이를 감싸려다 큰 비난에 직면한 적이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