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코로나19 노출 가능성 커져”

4월 23일까지 효력 유지… 한국인 근로자 4월 무급휴직에 방위태세 약화 우려도

주한미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경고 수준을 ‘매우 높음’으로 격상하고, 미 국무부가 전 세계 여행을 금지하는 4단계 경보를 선포했다”면서 “주한미군 시설 인접 지역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령관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주한미군 사령관이 연장하거나 조기 종료하지 않는 한 오는 4월 23일까지 효력을 유지한다. 다만, 주한미군 측은 이번 비상사태 선포가 현재 시행하는 건강보호 조건이나 예방조치 변화, 또는 주한미군의 위험 단계 격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행 중인 예방조치의 변화라기보다는 예방적 차원에서 사령관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주한미군 사령관은 학교·시설 폐쇄 등 추가적 예방조치를 지시하는 등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북 준비태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 간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오는 4월 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 9000여 명의 절반 정도에 대해 무급휴직을 실시하기로 한 것도 경비 태세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군대 보호가 최우선 과제이며,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군을 지켜야 한다”면서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어를 위한 ‘파이트 투나이트’(오늘밤 전투) 준비 태세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 직원 중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인원은 10명이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