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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26일(木)
성착취 피해자는 왜 조주빈 도왔나?…“지존파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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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협박,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기 전 종로경찰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한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2020.03.25.
성착취 연루 검거된 124명 중 피해여성도 포함
약점 잡히면서 지시 따라 수금책 등에 동원돼
전문가 “빠져나올 수 없다는 생각에 동조한듯”
다만 성급한 비교 어려워…구체적 경위 조사중


미성년자들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유포해 돈벌이로 삼은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검찰로 송치된 가운데, 함께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는 공범 중에는 피해여성도 1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당 여성이 조주빈의 지속적인 위해와 협박으로 인해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것은 아닌지 분석하면서,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는 과거 전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지존파 사건’의 피해자와 유사한 모습이라고 보고 있다.

26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4일 기준 ‘박사방’을 포함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관련된 124명을 검거하고 이중 18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조주빈에게 피해를 당한 여성 A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조주빈에게 약점을 잡히면서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여성이 조주빈에게 협박을 당해 이 같은 일을 벌였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조주빈은 A씨를 성착취 영상 대화방 ‘입장료’의 수금책으로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도 영상이 ‘박사방’에 공유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은 온라인에서 모집한 공익요원을 동원해 가족관계 등 신상을 알아내고, 성착취 동영상을 가족들에게 알리겠다는 등 피해자들에게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여성이 심리적·신체적 압박으로 인해 무기력에 빠지며 조주빈에 동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예전 지존파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비슷한 양상을 보인 바 있다”며 “빠져나올 수 없다는 학습된 무기력으로 인해 동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앞서 지존파 사건 때 피해 여성이 연상된다”며 “A씨는 범죄에 엮여 결국 가담하게 된 케이스인데 아마 면책사유가 참작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존파 사건이란 김기환 등 자신들을 ‘지존파’로 칭한 일당 6명이 전남 영광을 거점으로 1993년 7월부터 1994년 9월까지 ‘부자를 증오한다’며 5명을 납치해 살인한 사건이다. 당시 이들은 아지트까지 마련해놓고 엽기적인 살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돼 국민적 충격이 대단했고, 모두 대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돼 1995년 11월 집행됐다.

당시 유일한 생존자이자 신고자인 피해 여성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범인들이 사람을 살해할 때 총 방아쇠에 억지로 손을 갖다대게 했다”며 “그들이 너무 무섭고 거대하게 와 닿아 공포와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지존파 일당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 여성이 자신들에게 조금이나마 협조했으니 섣불리 경찰에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와 지존파 피해 여성을 당장 동일선상에서 두고 비교하기는 어렵다. 실제 A씨가 협박으로 인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 자발성은 어느 정도였는지 등 구체적인 가담 경위는 아직 조사 중이기 때문이다.

한편 전날 오전 8시께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포토라인에 선 조주빈은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기록 검토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날 조주빈에 대한 첫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조주빈 사건 관련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신상정보 및 수사상황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동 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돈을 받고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검거 직후까지 자신이 ‘박사’임을 부인하다가 조사 과정에서 이를 시인했다.

그는 스스로를 박사로 칭하며 피해 여성들에게 몸에 칼로 ‘노예’라고 새기게 하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저작권자ⓒ '한국언론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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