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코로나 버티다 정쟁에 쓰러진 권영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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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긴급생계자금의 4·15 총선 전 지급을 두고 이진련(더불어민주당) 대구시의회 의원과 설전을 벌이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권 시장은 구토, 어지럼증, 흉통, 저혈압 등의 증상을 보여 자기공명영상(MRI),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은 결과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은 권 시장은 과로로 피로가 누적돼 며칠 동안 입원해 절대 안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해 긴급생계자금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총 6599억 원)을 처리한 뒤 본회의장을 나가는 순간 이 시의원으로부터 자금의 총선 전 현금지급 요구 등 항의를 받다 쓰러졌다. 이 시의원은 전날 임시회에서는 “생계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하라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선거사무 업무를 핑계로 총선 이후에 지급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권 시장을 비판했다. 당시 권 시장은 이 시의원의 발언 도중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구토로 자리를 떠났으며 이날 임시회에 앞서 이러한 사정을 해명하기도 했다. 지역 일부 민주당 광역·기초의원들도 “생계자금을 총선 다음 날 지급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고려가 깔린 판단”이라고 가세했다.

코로나19로 지역이 초토화되면서 생계자금 지원을 두고 대구시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시는 선불카드로 지급하는 생계자금 배부를 지난 23일 총선 다음날인 16일로 검토했다가 26일에는 10일로 당겼다. 또 지급 대상자 선정, 동사무소의 선거사무, 선불카드 발급 시간 등을 고려해 최대한 서두른 것이라고 했지만, 일부 민주당 광역·기초의원들은 더 빨리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학원 등 소상공인을 위한 생존자금은 이와 별도로 현금으로 지급된다.

권 시장은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 코로나19 대응이 미숙하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민주당 일부 광역·기초의원들은 생계자금 지원을 총선과 결부시켜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의심받는다는 것을 간과하는 듯하다.

박천학 전국부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