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초·중·고 ‘온라인 開學’ 4가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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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前 교육부 차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진정된 편이지만, 재확산 가능성이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4월 6일로 예정된 초·중·고등학교의 개학(開學)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코로나19는 면역력이 높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고령자에게 매우 위험하며, 개학으로 학생 간 전염이 확산될 경우 고령의 교사들 및 학생들의 부모와 조부모들의 감염 위험도 커진다. 이를 막기 위해 교육부가 일단 개학은 하되 당분간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온라인 개학’을 결정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비대면 방식으로 학습이 이뤄지는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수업이 이미 시도되고 있다. 일부 에듀테크 기관들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높은 수준의 학생별 맞춤형 온라인 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AI 기반의 학생별 맞춤형 온라인 학습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우수한 학습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교사와 학생 간의 온라인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수준의 온라인 수업은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열흘밖에 남지 않은 기간에 교육 당국과 학교 및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기법들에 대한 교육이 긴급히 이뤄져야 한다. 수업 영상물 제작, 필요 영상물의 검색 및 탑재, 학생들과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등 온라인 수업 진행에 필요한 기법들을 교사들이 사전에 습득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둘째, 온라인 수업에 사용될 수 있는 콘텐츠 후보들을 신속히 선정, 교사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여러 자료의 저장소이며 교사들의 온라인 교류의 장 역할을 하는 T-CLEAR를 통해 교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후보들을 선정·보급해야 한다.

셋째, 학교와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고 하드웨어가 없는 경우 정부의 재정을 동원해서 긴급히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하드웨어 지원은 크지는 않더라도 경기 진작이라는 긍정적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맞벌이 부부들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유·초·중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에게 자녀돌봄 유급 휴직이 가능하도록 시행 근거와 해당 기업에 대한 유인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대학은 이미 2주 전에 개학했고, 개학 이후 수업들은 온라인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필자도 강의 동영상을 제작해 탑재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오프라인 수업의 경우보다 오히려 더 바쁜 학기를 보내고 있다. 급박히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면서 여러 대학과 교수들이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 교수와 학생들은 조금씩 적응하면서 온라인 수업의 효과성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2주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끼게 된 성공적인 온라인 수업의 조건은 ‘높은 품질의 온라인 학습 콘텐츠, 학생과 교원의 온라인 학습 방법 습득, 학생과 교원들의 온라인에서의 활발한 교류, 매끄러운 온라인 학사 행정’ 등이다. 이러한 조건이 초·중·고교의 온라인 수업에서 최대한 충족될 수 있도록 교육 당국과 관계자들은 남은 기간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