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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27일(金)
차지연, 모노극 ‘그라운디드’로 5월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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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지연이 모노극 ‘그라운디드(GROUNDED)’의 주인공 복장으로 포즈를 취했다.

무대 복귀작으로 선택… 신기술 드론을 통한 묵직한 성찰 던져
방송 ‘더블 캐스팅’ 멘토 역 “뮤지컬 동료들에게 도움 됐으면”


배우 차지연이 국내 초연되는 모노극 ‘그라운디드(GROUNDED)’로 무대에 복귀한다.
우란문화재단(이사장 최기원)과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공동기획해 오는 5월 무대에 올리는 ‘그라운디드’는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George Brant)의 대표작이다. 에이스급 전투기 조종사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라스베이거스의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군용 무인정찰기(드론)를 조종하는 임무를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은 스크린을 통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장을 감시하며 적들을 공격하는 한편, 퇴근 후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괴리에 점차 혼란을 느끼게 된다.

‘그라운디드’는 2013년 초연 이후 전 세계 19개국, 12개 언어, 140개 이상의 프로덕션에서 공연됐다. 2013 가디언,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 ‘올해의 연극 TOP10’에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공격의 무기이자 방어의 수단으로 전쟁의 새로운 무기가 된 드론의 양면성에 착안해 하나의 존재가 가진 경계와 양면성을 다룬 밀도 높은 대본으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필수적으로 고민해야 할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우란문화재단과 일다가 공동 기획하는 우란시선의 올해 첫 번째 작품이다. 2019년 초연된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 이어 모노극으론 두번째 작품이다. 드론이 가진 신기술의 이면에 대해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공연은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을 가진 제작사로서 발돋움하는 계기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 홍보사 마크923 측의 설명이다.

▲  ‘그라운디드’ 포스터.

이번 작품은 섬세하고 학구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세련된 미장센과 깔끔하고 속도감 있는 연출로 인정받는 오경택이 연출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4월 갑상선암 진단을 받는 바람에 활동을 쉬어야 했던 배우 차지연의 복귀작이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 각광을 받은 차지연이 무대에서 혼자 관객들과 소통하는 모노극을 시도함으로써 자신만의 아우라를 뿜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5월 14일부터 24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한다.

무대 복귀작으로 모노극을 선택한 차지연은 요즘 뮤지컬 오디션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 ‘더블 캐스팅’에서 멘토 역할로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고 있다. 그는 출연자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주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출연자 실력이 미흡해서 캐스팅하지 않는 경우에도 따스한 격려를 보내주려 애쓰는 모습이다.

차지연에게 이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저의 외모 이미지나 작품들에서 맡았던 강한 캐릭터 때문에 평소 모습과 일상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저는 그 반대에 가까운 것 같아요. 수줍음도 많고 겁도 많아서 무대에 서기 전에 항상 긴장을 해요. 녹화 초반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참가자 분들을 보면서 그 떨림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이 누구를 평가하기엔 부족함이 많아서 이야기하는 게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그래서 움츠러들었으나 곧 바뀌었다. “매 회 진심을 다하는 참가자들을 보면서 나의 동료인 이분들께 칭찬이든, 조언이든 꼭 필요한 얘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조금은 부담감을 덜어냈습니다.”

▲  ‘더블 캐스팅’에서 멘토 역할을 하는 차지연. tvn 제공.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15년차 배우인 차지연은 방송 중에 이런 말을 스스럼 없이 한다. “여러분 무대를 보고 제가 부끄러워졌어요. 감동 받았어요.” 그는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제 주관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 뮤지컬 시스템 상 앙상블 배우가 주조연으로 발탁되기가 쉽지가 않아요. 오디션을 아무리 잘 준비하더라도 서류 심사를 통과하는 것조차 쉽지 않고요. 어떤 배우가 출연하는지가 흥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직 관객분들에게 얼굴을 알릴 기회가 없었던 앙상블 배우들이 주목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프로그램이 그런 분들에게 많은 기회가 됐으면 해요. 그래서 더 응원하고 싶어요. 정말 좋은 동료배우로 같이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차지연은 이번에 함께 하는 멘토들(연출가 이지나, 배우 마이클 리, 엄기준, 한지상)이 그동안 친밀하게 작업을 해 왔던 이들이라서 믿고 의지하게 되더라고 했다. 멘토들끼리 역할 분담을 논한 적은 없으나, 5명의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무대에 서로 다른 시각을 보이는 것이 흥미롭다고 했다.

“멘토 중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이미 경험한 분이 있으니까, 제가 많이 배우면서 하고 있어요.특히 이지나 연출님은 매 작품마다 오디션 심사를 하셔서 그런지 보는 눈이 매우 정확하시더라고요.”

차지연은 지난해 발병 사실을 알았을 때, 마음이 많이 힘들더라고 토로했다. “가족들과 오랜만에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많이 위로받았어요. 회사 식구들도 걱정 없이 회복만 할 수 있게 많이 배려해주시고 큰 힘이 되어줬고요. 개인적인 걱정이나 두려움은 많이 내려두고 치료나 관리 과정에서 병원이 얘기하는 대로 충실히 따르려고 했어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는 무대 복귀 전의 워밍업처럼 지난달에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유다 역을 맡아 “역시 차지연”이라는 평을 들었다. “뮤지컬을 시작한 지 오래 되었으니 이젠 여유 있게 무대에 오르고 싶은데, 늘 데뷔했을 때처럼 중압감이 있어요. 그래서 예민하게 준비하게 되지요. 이번엔 오랜만에 무대에 서다 보니 더 긴장이 됐는데, 많은 분들이 믿어 줘서 그 힘으로 올랐습니다. 관객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응원과 박수에 정말 감사했어요.”

그는 TV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를 즐겨봤다며 여성 편이 있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가 아닌 실제 제 모습을 좀 더 친근하게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미 보여드렸던 부분들에는 깊이와 밀도를 더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도 과감하게 돌진해 볼 생각입니다.” 모노극 ‘그라운드’는 그런 돌진의 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차지연은 코로나 19에 맞서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지치지 말고 꼭 잘 버텨냈으면 좋겠어요. 함께 힘을 내서 견디고 나면 봄을 만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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