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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30일(月)
tvN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청률 상승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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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 + 낭만 + 유머 ‘슬기로운 3色 매력’

‘응답’ 신원호·이우정 합작품
시청자 “왜 주1회냐” 불만도
다양한 장르 ‘황금률’로 배합

개성 살린 5人 캐릭터도 한몫
극 중 장면, OST와 찰떡궁합
배우자 찾기 ‘응답 답습’ 우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슬의생)’의 시청률이 3회 연속 상승세다. 지난 12일 6.3%로 시작해 19일 2회에서 7.8%, 26일 방송된 3회에서는 8.6%로 올라갔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든 콤비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관심이 높았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시청자들은 “왜 목요일 한 번밖에 하지 않느냐”며 아쉬워하고 있다. 수없이 다뤄졌던 의학 소재라 자칫 싫증 날 수 있고,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인데 ‘슬의생’은 어떻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을까.

◇전문성과 낭만, 코미디의 조화

‘슬의생’의 최고 강점은 다양한 장르의 ‘황금률’ 배합이다. 메디컬 드라마의 전문성, 로맨스 장르의 낭만, 시트콤 같은 코미디가 한데 섞여 있다. 병원이나 수술 장면에선 알아듣기도 힘든 전문용어가 나온다. 자막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그러나 그만큼 리얼하고 긴장감이 넘친다. 제작진은 메디컬 드라마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흉부외과, 소아과 등 과(科)별로 거대한 자문단을 꾸렸다.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양대, 순천향대 의대가 참여했다.

전문적이지만 낭만적이고 유머스럽다. 생사가 오가는 긴박한 사건이 계속되지만 개인의 삶도 그에 못지않게 파고든다. 병원 생활의 스트레스를 밴드 활동으로 푸는 장면은 낭만적이고, 칼국수를 놓고 서로 더 먹으려고 다투는 모습은 인간적이고 코믹하다. 아무리 진지한 상황에서도 결코 웃음을 포기하지 않는 ‘촌철살인’의 대사도 빼놓을 수 없다.

◇개성적인 캐릭터가 자아내는 우연과 필연

뭐니뭐니해도 극 중 의대 동기 출신의 전문의로 나오는 5총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조정석(이익준)·정경호(김준완)·유연석(안정원)·김대명(양석형) 그리고 전미도(채송화)의 하모니는 나무랄 데 없다. 학창 시절 주변에 있었을 법한 친구 같은 캐릭터가 이들 안에 다 투영돼 있다. 까칠하거나, 재치있거나, 외톨이 같은 인물들이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데도 조화롭다. 특히 홍일점 전미도는 이번이 드라마 첫 주연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다. 전미도는 연극과 뮤지컬 경력 14년의 베테랑 연기자다. 맑고 아름다운 음색의 소유자이지만 여기서는 음치를 연기한다. 5명이 찰떡 같은 호흡을 보여주는 건 치밀하게 짜인 캐릭터의 전사(前史) 때문이다. 이우정 작가는 이야기가 뻑뻑해질 만하면 1990년대 말로 플래시백을 한다. 이를 통해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고 동시에 웃음까지 챙긴다.

조연들도 빛난다. 신현빈(장겨울)·문태유(용석민)·김준한(안치홍)·안은진(추민하) 등이 모두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다. 알고 보면 연극과 영화, 뮤지컬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배우들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김선영과 유재명,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박해수와 박호산 같은 배우가 이들 중에도 탄생할 게 틀림없다.

◇서사에 꼭 들어맞는 OST

잘 만든 OST 하나가 잊힌 드라마를 되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슬의생’은 아예 대놓고 회차별 OST를 밀고 있다. 1회엔 부활 ‘론리 나이트’(1997)의 권진아 버전, 2회 베이시스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1996)의 레드벨벳 조이 버전이 흘러나왔고, 3회엔 아예 조정석이 직접 쿨의 ‘아로하’(2001)를 불렀다. 모두 드라마와 딱 맞아떨어지는 장면에서 나와 안성맞춤이었다. 조정석의 ‘아로하’는 30일 현재 지니뮤직 1위, 멜론 15위, 네이버뮤직 17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밀하게 계산된 OST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귀가 쏠린다. 잊을 만하면 5명이 밴드로 뭉친다는 것도 암시하는 바가 크다. 음악의 맛은 그 음악을 들으면 그때 그 시절이 바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배우자 찾기’ 우려도…

그러나 익숙함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아무리 서사를 잘 꾸며놨어도 신원호-이우정 콤비가 그동안 ‘조미료’처럼 애용했던 클리셰들이 보인다. 인물을 파고들면서 무한대로 확장하는 관계, ‘단짠단짠’처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울음과 웃음, 1990년대 노스탤지어 등이다. 그중에서도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배우자 찾기’의 조짐이 엿보인다. 5명 중 여성 멤버를 전미도 1명으로 배치한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매회 커플로 연결될 듯한 러브 라인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다. 5명 중 유일한 기혼자인 조정석이 이혼 위기를 맞는 것도 미심쩍다. 역시 엔딩은 누가 누구와 연결되느냐로 귀결될 수 있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 골목길,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감옥처럼 배경이 병원일 뿐 사람 사는 이야기는 어디나 같다”면서 “많은 사람이 울고 웃고 박수 치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다. 미국 드라마 ‘프렌즈’처럼 오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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