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증시에 기업공개·유상증자 위축… 기업들, 자금조달 ‘적신호’

주식발행액 전년동기比 46%↓
코로나 탓 회사채 시장도 급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의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에 요란한 적신호가 켜졌다. 증시가 급락장에 접어들면서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가 위축된 데다, 원활하던 회사채 시장까지 이달 들어 기업 신용 리스크(위험)가 부각되면서 급속도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감독원의 ‘2월 중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포함한 주식 발행총액은 28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357억 원 대비 46.6%(2496억 원) 줄어든 수준이다.

IPO의 경우 두 달간 159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3.4%(1822억 원) 급감했다. 유상증자도 12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7%(674억 원) 줄었다.

반면 초저금리로 곳간을 채우려는 회사들이 늘면서 지난 1∼2월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포함한 회사채 전체 발행 규모는 28조5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3조872억 원) 증가했다. 특히 2월에만 16조8984억 원 규모가 발행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회사채 발행 열기마저 이달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악화하면서 기업 신용 리스크가 불거지자 싸늘하게 식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액은 4조9455억 원으로 전년 동기(7조2837억 원) 대비 32.1% 감소했다. 채권평가회사 나이스피앤아이는 3월 회사채 시장에 대해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화되면서 기업 펀더멘털 악화로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발생했고 크레디트(신용등급이 적용되는 채권) 투자 심리가 훼손됐다”며 “이로 인해 투매와 함께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됐다”고 밝혔다. 회사채 스프레드의 확대는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의 차가 벌어져 국고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회사채가 약세를 보인다는 의미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