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 담화 … “우리 길 갈 것”

美 폼페이오 국무장관 발언에 “망발” 비난하며 “美와 대화 의욕 접어”

북한이 30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을 “망발”이라고 규정한 뒤 “대화 의욕을 접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9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까지 3월 들어 총 4차례 도발을 한 북한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오는 4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전후에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신임대미협상국장’ 명의 담화에서 “우리는 폼페이오의 이번 망발을 들으며 다시금 대화 의욕을 더 확신성 있게 접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미협상국장은 담화에서 “미국이 오랜 기간 우리 인민에게 들씌운 고통을 그대로 공포와 불안으로 되돌려 갚아주기 위한 우리의 책임적인 계획 사업들에 더 큰 열의를 가지게 되었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미협상국장은 “한쪽에서는 대통령이 신형 코로나비루스 방역 문제와 관련하여 ‘진정에 넘친 지원 구상’을 담은 친서를 우리 지도부에 보내오며 긴밀한 의사소통을 간청했다”면서 “반면 국무장관이라는 자는 세계의 면전에서 악담을 퍼부으면서 대통령의 의사를 깔아뭉개고 있으니 대체 미국의 진짜 집권자가 누구인지 헛갈릴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5일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화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불법적 핵·탄도 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은 대미협상국장이 밝힌 ‘우리의 길’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대미협상국장이 “미국은 때 없이 주절거리며 우리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한다. 건드리면 다친다”고 경고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군사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북한 관영매체가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이라는 직책 신설을 처음 공개한 만큼, 이 자체가 북한의 대화 의지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방증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철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