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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01일(水)
“확진자 증가세 제어해도 가을엔 또 대폭발… 3개월내 백신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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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가 지난 3월 17일 충남대 독감바이러스연구소에서 상용화에 가까이 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실험 백신 항원의 동물시험 샘플을 들여다보고 있다. 백신을 접종한 쥐의 폐 세포 샘플에는 성공적으로 항체가 생겼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서 교수는 해당 프로젝트 개발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실험 백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성호 기자
■ ‘코로나19 항원개발 성공’ 서상희 충남대 교수

치료제 나와도 코로나19 완전히 물러가지 않아
독감처럼 일단 백신 만들면 일부분만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 가능

코로나, 새끼 만들때마다 3개씩 유전자 변이… 진단검사도 3개월뒤 업데이트를
임상시험 들어간 美처럼 우리도 백신개발 규제 풀어야


31일 오전 9시 현재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6만352명, 사망자가 3만6634명이다. 약 3개월 전에 인류 앞에 존재를 드러낸 코로나19는 순식간에 전 세계를 ‘팬데믹(대유행) 공포’에 몰아넣었지만 인류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인간의 몸을 타고 전 세계를 자신의 영토로 삼는 사이 인류가 한 일이라고는 감염자를 조기에 확인하고 중증에 빠지기 전에 치료하는 사후 조치에 불과했다. 정작 코로나19를 무력화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대구를 중심으로 중증 환자를 살리기 위한 사투가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던 지난 3월 17일 찾아간 대전 유성구 대학로 충남대 수의과대 서상희 교수 연구실에서도 ‘소리 없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서 교수는 코로나19 실험용 항원 개발에 성공한 데 한껏 고무돼 있었다. 그는 동물을 이용한 공격 방어 실험 준비를 위해 정신이 없었다. 항체 형성만 확인되면 임상시험을 거쳐 상용화에 도전할 수 있는 물꼬가 트인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거 뛰어든 상황이나 아직까지 진전된 성과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서 교수의 하루는 매일 같이 전신 보호복을 입고 ‘바이오해저드’(biohazard·생물재해) 마크가 찍혀 있는 생물안전3등급(BSL3) 실험실로 발을 디디면서 시작된다. 조금만 실수해도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하루 5시간 이상 BSL3 실험실에서 바이러스와 씨름을 해야 한다. 이곳에서 만난 서 교수에게서 인류와 바이러스의 전쟁과 전망에 대해 물었다.

―코로나19의 기원을 어떻게 봐야 하나.

“결국은 동물에서 왔다. 보유 숙주는 박쥐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코로나 계통이니까. 더 기원을 따지면 조류에서 왔을 가능성이 높다. 조류에서 박쥐, 박쥐에서 다른 동물로 전해졌을 걸로 본다. 박쥐가 포유류니까 인간에게 매개가 됐을 것이다.”

―매개체가 뱀이나 천산갑이라는 말도 있는데?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뱀에서 밝혀진 게 없고, 유사한 것도 없다. 천산갑도 오염된 거고 바이러스가 묻었을 뿐이지 보유 숙주는 아닐 것이다.”

―해외에서는 개로부터 감염됐다는 얘기도 있다.

“개도 오염됐을 것이다. 개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돌기(스파이크)와 세포 표면의 수용체(리셉터)가 열쇠와 자물쇠처럼 딱 물려야 한다. 개의 수용체는 코로나19 돌기와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홍콩에서 개 때문에 감염됐다는 말도 나왔는데 사람의 검체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99.9%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박사 학위를 받아 잘 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용체만 같으면 세포로 들어가는 특이성이 있다. 수용체는 바이러스가 부착하는 부위다. 도킹 방식이 매칭돼야 한다.”

―코로나19 열쇠와 일치하는 자물쇠를 가진 동물은 또 어떤 것이 있나.

“인간과 원숭이는 100% 일치한다. 고양이가 40%, 쥐 40%, 족제비 60%, 토끼 60%로 유사하다. 개는 0%다. 쉽게 말하자면 그렇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는데.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얘기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의 유전자는 80%쯤 같다. 코로나19와 해당 연구소에서 실험한 바이러스 유전자가 80%가량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연구소에서 나온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미래 질병이라고 명명한 ‘질병X’를 떠올리게 한다. 코로나19에 이어 또 다른 대유행을 몰고 올 가장 유력한 바이러스는 무엇이라고 보시는가.

“조류인플루엔자다. 한 차례 왔는데, 신종 인플루엔자A(A형 독감)가 대유행을 한 게 2009년이니 10년가량 지났다. 10∼30년 주기로 온다. 스페인 독감이 1918∼1919년에 유행했고, 1957년도까지 있었다. 2009년 신종 플루가 왔을 때 1947년 이전에 태어난 분들은 항체 면역이 있었을 거다. 그래서 신종 플루가 고위험군인 고령층에 덜 위협적이었던 것이다. 고령층일수록 항체 유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면 코로나19 항체는 인류에게 없다.”

―신종 플루는 신종이 아니라는 얘기인데.

“이름을 잘못 붙인 것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팬데믹’도 아니다. 어른 인구의 40%는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1918년에는 스페인 독감으로 왔고, 1957년에도 다시 등장했다. 1968년에는 홍콩 조류인플루엔자로 왔다. 다 조류인플루엔자다. 신종 플루가 2009년이니 이제 10년이 지났다.”

―지금은 코로나 계열이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로 학위를 받을 때만 해도 생각을 못 했다. 지금처럼 이렇게 사태가 커질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사람과의 접촉 빈도를 보면 넥스트 대유행은 조류인플루엔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올 때는 메가톤급으로 올 것이다.”

―잘 아시겠지만 코로나19나 조류인플루엔자 유전체는 변종이 심한 RNA(리보핵산·DNA와 달리 증식 시 오차 수정 기능이 없어 변화가 심함) 계열이다. 아무리 RNA더라도 조류와 포유류 간의 종간 장벽을 뛰어넘기 힘들다는데.

“그만큼 바이러스가 매우 진화되고, 지능적이라는 의미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미지의 다른 수백 종의 바이러스가 오면 인류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해 내지만 인류가 다 감염되고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말한 것처럼 코로나19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어 공포가 더 큰 것 같다. 조류인플루엔자엔 대비가 돼 있는가.

“어느 정도 대비가 돼 있다. 완전히 새로운 독감이 오면 대비가 안 될 수도 있는데 신종 플루는 특이하게도 과거의 슈퍼 독감이 재현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독감은 어떤 종류가 오더라도 인류가 대응이 가능하다. ‘타미플루’가 잘 안 듣긴 해도, 독감이 출현할 때마다 그에 맞춰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신종 플루도 전 세계가 바로 백신을 생산했다. 당시에는 임상시험을 건너뛰고 신속하게 백신 개발을 했다. WHO가 인정하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일종의 ‘대리모’ 같은 백신주 바이러스를 갖고 있어서다. 여기에만 얹으면 어떤 독감에 대한 백신이라도 바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 (써 드리면) ‘A/PR8/34(H1N1)’, 이 균주가 대리모 역할을 한다.”

―소중한 균주인데.

“인류생명을 책임진다. 대다수 균주가 이걸 통해 생산된다. 인류가 1934년에 최초로 발견한 바이러스다. 얼마나 오랫동안 실험실에서 사용됐겠나. 그러다 보니 이 바이러스는 병원성이 사람에게서 떨어진 것이다.”


“인류, 바이러스와 전쟁서 승리한 적 없어… 다음 대유행은 조류독감”

재조합 백신 아직 개발 못해
병원성 떨어뜨리는 기술 해결돼야

독감은 어느 정도 대응 가능
‘대리모’ 같은 백신주 갖고있어
출현하면 신속한 백신 생산가능

국내 백신 세포배양 공장 1곳뿐
학자수 美 100분의 1도 안돼
원천기술 나오려면 인력 키워야

헬스장서 1시간 운동 철저히
체력 없으면 바이러스와 못싸워



―다행이긴 한데, 인류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앞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못한다. 왜 못하냐면 현대 과학기술을 이용하는 새로운 백신 개발 시도가 아직 성공한 적이 없다. (현대 기술이라고 하면) 보통 ‘재조합 백신’을 일컫는다. 바이러스 전체를 통으로 이용하지 않고 일부분을 떼어서 재조합해 병원성을 없앤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나온 백신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전통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병원성을 떨어뜨린 뒤 항원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접근 방식은 바이러스가 출현해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위협이 될지 모른다. 지구상에는 고위험성 바이러스가 수백 종이나 있다. 댕기 바이러스만 해도 60년 동안 노력했지만 백신을 아직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병원성을 떨어뜨리는 게 어려워서다. 병원성을 떨어뜨리는 게 핵심이다. 이것만 해결되면 인류의 생명은 어떤 바이러스가 와도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교수님은 어떤 방식으로 병원성을 떨어뜨리나.

“(웃으면서) 핵심 기술이다. 얘기 못 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 세포배양 기술과 관련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 달라.”

―결국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선 바이러스를 이기는 게 힘들다는 얘기인데, 진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가?

“코로나바이러스는 유전자 염기쌍이 3만 개다. 증식하며 한 번 새끼를 만들 때마다 3개가 변한다. 감염된 사람 중에도 유전자를 따지면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

―바이러스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건데, 진단검사의 정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가.

“빨리 바꿔줘야 한다. 8월이나 9월쯤 가면 현재의 진단검사가 적용이 안 될 수 있다. 3∼4개월 뒤에 업데이트해줘야 한다. 걸린 사람 중에도 여러 유전자가 존재하지만 100개 있으면 70∼80개는 같은 게 있으니까 조금만 바꾸면 될 것이다.”

―백신도 그런가.

“임상시험에 성공해 가을에 백신이 나오고 방어가 된다고 해도 코로나19가 완전히 물러갈 순 없을 것이다. 백신은 더 하다. 독감백신 안 맞아봤나? 매년 새로 개발해야 한다는 그런 뜻은 아니다. 코로나19를 뿌리 뽑는 백신주를 만드는 데 성공하면 그다음부터는 1년마다 일부분만 바꾸면 된다. 이듬해부터는 1주일 만에 백신을 만들 수 있다.”

―바이러스와의 동거는 이제 ‘뉴노멀’(새로운 정상)이 될 텐데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현대 기술만으로는 따라잡기 힘들다. 결국 열정 있는 과학자들이 전쟁에 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 지원해 줘야 한다. 그 길밖에 없다. 젊은 과학자가 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암’은 몰라도 감염병에선 우리나라가 후진국이다. 진단키트 만들었다고 해서 선진국이 아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백신이고 치료제다. 국부도 창출할 수 있다. 우리가 먼저 개발하면 우리 국민한테 먼저 쓸 수 있잖은가.”

―백신 개발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전 세계가 뛰어들었는데.

“아무리 안전해도 임상시험 절차를 제대로 밟으면 1∼2년은 걸린다. 미국은 전임상시험(동물시험)을 제치고 파격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백신 개발과 관련된 각종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야 한다. 신종 플루 때도 백신이 없어서 다른 나라에 백신 달라고 손을 내밀어야 했잖은가.”

―백신 산업에 국가 안보가 걸려 있다.

“무역으로 먹고살고 수출로 경제를 지탱한다. 사람 간 왕래도 많다. 국내 바이러스 감염 국면이 소강상태라고 해봐야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전 세계에서 컨트롤이 돼야 하는데, 이게 안 되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지금 당장 국내에서 줄어 들어도 다른 나라에서 늘어나면 가을에 크게 당할 수밖에 없다. 신종 플루 사태를 봐라. 2009년 3월에 발생하고 석 달 동안 우리나라는 환자가 몇 명 없었는데, 9월에 가서 대폭발했잖나. 여름에는 사람 면역력이 올라가니 치명적이지 않은 바이러스는 약화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어디까지나 세균이 아니다. 바이러스는 자기 생존을 위해 무조건 사람한테 들어가려고 한다. 쉽게 말해 독감도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사람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가 겨울에 확 퍼지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은 어떤가.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방역과 진단을 잘하고 있어 자랑스럽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샴페인 터뜨릴 때가 아니다. 앞으로 한두 달 내 우리나라 확진자가 하나도 안 나온다 쳐도 해결되느냐? 그게 아니라는 거다. 또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국경을 봉쇄할 수도 없잖은가. 그러니까 가을을 대비해 계획을 세워야 하고 보건 당국도 신속심사를 통해 국내 백신 개발을 독려해야 한다. 미국은 돈을 얼마나 풀고 있나. 미국은 그걸 아는 것이다. 스페인 독감 때부터 바이러스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 아는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독일 인구의 60∼70%가 감염될 거라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잖나. 우리가 잘한다고 자랑은 하지만 결국은 또 올 수 있다. 그래서 백신, 치료제가 필요하다. 가을 대유행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3∼4개월 내에 백신을 생산해야 한다.”

―국내 백신 산업 현주소는.

“토대가 부족하다. 주로 유정란을 이용해 만들고 있고, 세포 배양을 이용한 독감백신 생산은 1곳에서 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산학 공동 협력도 활성화해야 한다.”

―안보 측면에서 보면 시장, 산업 이상으로 중요하다. 원천 기술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원천 기술이 나오려면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바이러스 학자 수만 보면 일본의 10분의 1, 미국의 100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쉽게 말하면 바이러스 분야는 후진국이다. 국제적으로 알려진 소수의 학자에 기대는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신종 바이러스를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은 정부 기관이 아니라 학자다. CDC는 WHO 대형 실험소인데, 바이러스 연구와 분양을 주도한다. 학자가 있어야 한다. 지카 바이러스도 제가 표준 샘플을 받아 정부 기관에 넘겨 줬다. 제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국내 백신 개발 경쟁력의 현주소다. 이게 현실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 시급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

―언론에 얼굴을 잘 안 비치시더라.

“방송사에서 9시 뉴스에 나오라고 해도 안 나간다. 다 거절한다. 연구만 하는 데도 하루하루가 바쁘다. 지금처럼 전염병 터졌을 때 마지못해 하는 정도다. 학자는 매일 실험실 들어가서 바이러스 만지는 걸 해야 한다. 고위험성 바이러스 취급하는 생물안전3등급(BSL3) 실험실에 들어가서 작업하는 것에 학생은 한계가 있다. 직접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실험실 출입문에 ‘바이오해저드’(biohazard·생물재해) 마크를 보니 절로 긴장되던데. (서 교수는 실험실 입구까지 공개를 했다. 출입일지에는 그가 매일 실험실을 출입한 기록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어머님이 80대 고령이신데, 항상 아들 걱정을 한다. 한번은 정말 아찔했던 적이 있었다. 병원균 공격 방어 실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하다가 수술용 칼(메스)에 찔린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살을 파고들지는 않았다. 위험을 무릅쓰고 할 수밖에 없다. 열정 없이는 못 한다. 미국에서도 사고가 많이 난다. 14년 이상 사고 안 난 건 하늘이 도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긴장의 연속이다. 제가 들어갈 때만 학생들도 같이 들어간다. 학생이 감기 증세라도 보이면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다.”

―BSL3에 얼마나 체류하시는 건가.

“하루에 적어도 5시간. 1년에 거의 매일 들어간다. 주말도 마찬가지다. 동물시험을 진행하려면 매일 밥 주고 체온 재고 체중을 체크해야 한다. 취미가 운동이다. 골프는 손도 대지 않는다. 헬스장 1시간. 이걸 안 하면 바이러스 하고 못 싸운다. 체력이 중요하다. 술, 담배도 안 한다.”

―BSL3 출입을 하려면 백신을 먼저 맞아야 한다던데. 웬만한 항체는 다 가지고 있겠다.

“신종 플루 때도 제가 가장 먼저 백신을 맞았다. 웬만한 고병원성 바이러스 항체는 다 갖고 있다. 그건 특권이다. 세계적으로도 예가 거의 없을 것이다. 백신 개발에 평생을 걸다 보니 가능한 거다.”

인터뷰 = 이관범 사회부 차장 frog72@munhwa.com
e-mail 이관범 기자 / 사회부 / 차장 이관범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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