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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현종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01일(水)
친문 ‘조국 복권’은 재집권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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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코로나 와중에 부활한 조국
‘제2의 문빠’위한 숙주 역할
민주당 리모델링 목표 제시

레닌 볼셰비키 혁명 전술 닮아
국회 진출 땐 檢·野 공격 최선봉
재집권 전략까지 큰 그림 추구


조국은 잊힌 존재가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4·15 총선의 쟁점이 많이 희미해졌음에도 가장 뚜렷한 단층선의 하나로 ‘조국’이 떠올랐다.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조국을 친문 세력이 되살려 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수호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면면을 보면 색깔이 뚜렷하다. 본부중대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뭐라고 하든, 열린민주당은 여당의 파생 정당이며, 더불어시민당에 이은 ‘3중대’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가장 선명한 친위대 정당이다. 창업자인 정봉주가 언급한대로 ‘문재인의 입(김의겸), 칼(최강욱·황희석), 김정숙 여사의 친구(손혜원)’ 등 이들의 선거구호처럼 ‘진짜가 나타났다’.

공당이라면 정강·정책을 앞세워야 하는데 이들은 ‘조국 수호’에 집중한다. 누가 무슨 비판을 하고 다른 논거를 제시해도 맹목적인 ‘훌리건 정치’의 단면이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최강욱은 30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치되면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가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조국 아들의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혐의로 자신을 기소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황희석(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조국을 조선 시대 개혁가 조광조에 비유하며 “반드시 명예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조국은 이들에게 단순한 생물학적 인간이 아니다. ‘팬덤 정치’의 깃발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후까지 준비하는 재집권 전략의 구심점도 된다. 지금은 조국이 차기 후보군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를 숙주 삼아 세력을 키운 뒤 본체인 민주당을 집어삼키려는 것이다. 러시아 혁명기의 볼셰비키 모델을 연상시킨다. 당시 멘셰비키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을 당면 과제로 삼아 민주적 투쟁방식을 강조했는데, 레닌이 이끈 볼셰비키는 소수의 직업적 혁명가들을 중심으로 권력 핵심부를 장악한 뒤 주변을 복종시키는 전략을 구사했고, 승리했다.

열린민주당 인사들은 총선 뒤 민주당 내 동조 세력과 힘을 합쳐 여권 전체를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히 얘기한다. ‘기득권에 물들어 중도 눈치를 살피는 586’이 주축인 민주당(멘셰비키)을 접수해, 수적으론 열세지만 투쟁력을 가진 열린민주당(볼셰비키) 세력이 재집권의 중심에 선다는 것이다. 열린민주당 창업주인 정봉주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향해 “중도주의 환상에 빠져 무기력하다”고 했다. ‘문빠’를 더 강력한 세력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조국이 중간 숙주로 필요하고, 누군가 대선후보로 정해지면 그를 중심으로 ‘제2 친문’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들이 그리는 큰 그림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국을 비난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때리기에 나선 것도 이들 세력에 올라타겠다는 계산일 것이다.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이들의 1차 목표는 검찰 무력화가 될 것이다. 최강욱이 공수처 1호 수사 운운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을 장악하면 지금 검찰이 기소한 울산 사건, 조국 사건 등을 무죄로 만들고, 이후 권력형 비리 사건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진중권은 “총선 후 선거개입, 라임 펀드, 그리고 집권 말기에 터져 나올 각종 비리 사건들 속에서 정권을 방어하려면 (문빠의) 맹목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간파한 바 있다. 열린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합쳐 원내 교섭단체 의석이 되면 민주당에 흡수되지 않고 남아 공수처장 추천위의 야당 몫 1석을 확보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추천하겠다는 복안도 거론된다. 여당이 승리할 경우, 조국 복권운동도 전개될 것이다. 그리고 패스트트랙으로 기소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야당 인사들은 곤욕을 각오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문 정권의 후반기와 재집권 전략은 탄탄대로다. 정책의 수정은커녕 반(反)시장·반기업 기류의 강화는 물론 친(親)중·북, 반(反)미·일 노선도 본격화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임기 내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을 성사시켜 재집권의 토대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제20대 국회가 최악이지만 21대 국회에서는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조국 깃발을 든 인사들이 의사당에 집결해 검찰을 난도질하고, 제2의 적폐 청산운동도 예상된다. 북한·중국 그리고 볼셰비키에 기울면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 역사는 그걸로 끝난다. 유권자의 냉철한 한 표(票)가 더없이 중요하다. 꼭 2주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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