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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02일(木)
이러다 조국 대통령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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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서울대학교는 29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국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서울대는 조 교수에 대해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관련 규정에 따라 29일 자로 직위를 해제하기로 했다”라며 “직위해제는 유무죄를 판단하는 징계와는 달리 교수로서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행정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2019년 9월 14일 장관직 사의를 밝히고 자택으로 들어가는 조국 전 장관의 모습. 2020.1.29 [연합뉴스 자료사진]
허민 전임기자

모든 일에는 ‘때의 징조(the signs of the times)’가 있다. 저녁 하늘이 붉으면 다음 날이 맑고 아침 하늘이 붉으면 그날은 궂다. 조국 살리기를 예고하는 때의 징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조국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토로하면서 예견됐다. 그 뒤로 조국 살리기가 르네상스처럼 일어났다. 조국 비리 의혹을 비판했던 금태섭 민주당 의원의 경선 탈락, 잇단 친문(親文) 비례정당의 출현, 친(親)조국 성향 인사들의 공천, 이런 상황이 쌓이면서 찰나의 생각은 짙은 의혹으로 바뀐다. 임기 4년 차에 접어든, 패권주의에 젖은 친문 권력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독한 회의가 생긴다.

금태섭 의원이 친문의 공격에 시달릴 때 여권 일각에서는 총선이 ‘조국 대 반(反)조국’ 프레임으로 갈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집권세력은 개의치 않았다. 그들 입장에서 금태섭의 ‘죄’는, 건드려선 안 될 절대 존엄을 ‘디스(거부)’한 것이었고, 그 ‘벌’은 파문이었다. 누군가 좌표를 찍었고 친조국의 기치를 든 인사가 3명(정봉주·김남국·강선우)이나 연속 도발해 결국 찍어내기를 해냈다. 권력을 세울 수도 주저앉힐 수도 있는 게 친문의 힘이다. 총선이 다가오자 이들의 정치 개입은 노골화했다. 청와대 선거 공작 의혹 관련 인물(황운하·임동호)들이 여당 경선을 통과했다. 대검 청사 앞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했던 개싸움국민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한 제1 친문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에 이어, 정봉주·손혜원과 문 대통령의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주도한 제2 친문 위성정당(열린민주당)이 만들어졌다.

조국 살리기의 짝은 윤석열 검찰총장 제거다. 여권이 일제히 윤석열 때리기에 나선 건 우연이 아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유착돼 친문 인사의 비리를 파헤친다는 방송 보도가 나오자 검찰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거론했다. 제2 친문 정당에서 비례 2번을 거머쥔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윤석열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라고 큰소리쳤고, 비례 8번을 꿰찬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윤석열을 조선조의 간신에 비유했다. 이 모든 게 친문·친조국 인사들이 일사불란한 대오를 만들어 총선 이후 예상되는 정권 수사를 견제하는 한편, 윤석열 제거를 획책하는 사인으로 해석된다.

4·15 총선을 앞두고 집권세력 내에서 드러내는 ‘때의 징조’는 일제히 ‘조국 무죄’를 가리키고 ‘조국 부활’을 암시하고 ‘조국 만세’를 외치고 있다. ‘권력은 나누지 않는다’는 볼셰비즘에 젖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친문 순혈 아닌 비문(非文) 잡종 그 누구도 권력의 후계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을지 모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대로 가면 저 사람들(친문 정당들) 총선 이후 합쳐서 ‘조국 대통령 만들기’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치는 전쟁도 스포츠도 아닌 그 중간에 있다(박성민 정치평론가). 스포츠에서 상대는 선의의 경쟁 대상이지만 전쟁에서의 상대는 죽여야 할 적이다. 유독 친문 패권주의자들은 정치를 전쟁처럼 여긴다. 국민이 때의 징조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총선 이후 진짜로 조국 대통령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될지 모른다.
e-mail 허민 기자 / 편집국 국장석 / 부장 허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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