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非理 폭로’ 요구 받았다는 이철, 7039억 금융사기 수감자

여권, 투자사기 본질 벗어나
‘檢-言 유착’ 프레임 몰이만

바이오업체 신라젠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수사가 정치권의 ‘검(檢)·언(言)’유착 프레임 만들기로 사건이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라젠 전 대주주이자 7000억 원대 불법 투자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600억 원대 불법 투자를 유치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총 14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의 입에 정치권과 언론이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2일 문화일보가 대법원을 통해 이 전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두 사건의 판결문 4건을 받아 살펴본 결과 이 전 대표는 지난 2월 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이 전 대표는 2015년 12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정부 허가를 받지 않고 VIK의 투자사를 통해 5400여 명에게 투자금 619억 원을 모은 혐의를 받는다. 2015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제약업체 신라젠의 비상장 주식 1000억 원어치를 정부 인가 없이 일반인에게 판매한 혐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7039억 원 불법 투자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도중 이 같은 불법 투자유치 행각을 벌이다 덜미를 잡혔다. 이 전 대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2011년 9월부터 4년간 투자자 3만여 명으로부터 투자금 7039억 원을 모았다가 2015년 11월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옥중경영’을 이어가며 불법 투자유치를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2016년 4월 보석으로 풀려난 이 전 대표는 2018년 12월 7039억 원 투자 사기에 대한 1심 선고로 법정 구속된 뒤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이 전 대표는 경영진의 부정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라젠의 비상장 주식 지분 14%를 갖고 있던 최대주주였다. 이 전 대표는 과거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등에서 활동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이사장은 이 전 대표의 부탁을 받아 2015년 신라젠의 기술설명회에서 축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라젠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룬 점 등을 두고 문재인 정권 실세들과 유착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채널 A 이모 기자는 이 전 대표를 통해 유 이사장의 비리를 취재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이 기자가 이 전 대표 측과 접촉해 신라젠 수사를 언급하며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을 것을 재촉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정유진·김온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