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terview 열정-신진서 >‘부산엔 적수 없다’며 서울로 이사… 한국기원 가까이 두번 더 집 옮겨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신진서 9단이 4세이던 2004년 바둑을 두고 있다. 신 9단이 2010년 부산에서 열린 어린이 바둑대회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있다(위 사진부터).

‘맹모’ 뛰어넘는 부모님

신진서(20) 9단에게 가족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그의 부모는 ‘사천지교(四遷之敎)’를 마다치 않았다. 아들이 프로바둑기사로 성공할 수 있도록 8년 사이 4번이나 이사했다. 그의 부모는 바둑 교육에 보다 좋은 환경, 지도자를 찾아 전국을 누볐다.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서 바둑학원을 운영하던 신 9단의 부모는 프로 데뷔를 앞둔 아들을 위해 20년 넘게 살던 고향을 떠나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2012년 충암도장이 있던 서울 은평구 충암동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신 9단이 프로에 입문한 후에는 한국기원과 가까운 장한평역 부근으로 이사했고, 2018년에는 더 가까운 상왕십리역 근처로 옮겼다. 신 9단의 부모는 아들의 체력 보강에도 무척 공을 들인다. 3시간 대국은 정신적, 그리고 체력적 부담이 크다. 신 9단은 “어머니는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 등 먹고 싶은 음식을 밥상에 차려주신다”고 귀띔했다.

아버지, 어머니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신 9단은 바둑에 ‘올인’할 수 있었다. 신 9단은 프로가 된 뒤 오전 10시면 집을 나서 한국기원에서 오후 5시까지 바둑을 공부했다. ‘퇴근’한 뒤에도 바둑돌을 놓지 않았다. 사춘기 소년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조로운 일상이었지만, 신 9단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둑 공부에 정진했다.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는 모두 377명이며, 이 가운데 가장 높은 9단은 82명이다. 신 9단은 2018년 4월 7일 입신이 됐다. 2012년 7월 17일 제1회 영재입단대회에서 초단, 2013년 2단, 2015년 3단, 2015년 렛츠런파크배 우승으로 2단 특별승단해 5단, 2016년 6단, 2017년 7단, 2017년 8단으로 승단했다. 초단에서 9단까지 6년 걸리는 초고속 ‘승진’이었다.

신 9단은 바둑계에선 소문난 ‘효자’. 신 9단의 최근 연 수입은 10억 원을 넘는다. 신 9단은 지난해 바둑 상금으로 7억 원을 벌었고, 지난 2월 12일 메이저대회인 LG배에서 우승상금 3억 원을 받았다. 신 9단은 “모든 상금은 부모님께 드리고 매달 용돈을 받는다”면서 “가족이 없었다면 지금의 신진서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9단은 “가족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는 내 힘과 정신력의 원천”이라면서 “부모님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하고, 성실하게 프로기사의 길을 걷겠다”고 강조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