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 원유생산량 최대 1500만배럴 감산”

트럼프 중재…WTI 24% 급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들어 원유 증산 ‘치킨게임’에 본격 돌입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생산량을 1000만∼1500만 배럴 감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급감에 산유국 간 증산 전쟁이 겹치며 추락하던 국제유가는 미국의 중재에 따른 감산 합의 기대에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폭등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얘기한 내 친구 ‘MBS(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방금 대화했다”며 “그들이 거의 10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상당히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석유 및 가스산업에 좋을 것(Great)”이라고 밝혔다. 그는 뒤이어 올린 글에서는 “1500만 배럴에 달할 수도 있다. 모두를 위해 좋은 뉴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는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협의체)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관영 SPA통신은 이번 회의 소집이 코로나19발 위기에 놓인 글로벌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사우디 측 노력과 함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공감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24.67%(5.01달러) 급등한 배럴당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 역시 전장 대비 21.0%(5.20달러) 치솟은 배럴당 29.9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