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꼬이는 美 대선… 민주, 결국 ‘全大’ 8월로 연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식료품 배급소 車 행렬 1일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외곽 우드랜드몰의 드라이브스루 식료품 배급소에 시민들의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자택 대피령에도 식료품 구입을 위한 외출은 가능하다. AP 연합뉴스

각 州 경선일정 혼선 수습 차원
공화당 전당대회 일주일전 개최
위스콘신은 예정대로 이달 7일
WP “화상 전당대회 가능성도”
민주-공화 ‘우편투표 확대’ 논쟁

미국 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겨룰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전당대회를 7월에서 8월로 한 달 늦췄다.

2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현재 우리가 처한 불확실성의 분위기에 비춰볼 때 안전하고 성공적인 전대를 열 수 있도록 이 상황이 어떻게 가는지 지켜보기 위한 추가적인 시간을 갖는 게 가장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기 결정을 공식화했다. WP 등은 DNC가 당초 7월 13∼16일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전당대회를 8월 17일이 시작되는 주로 미뤘다고 전했다. 더힐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 17~20일 나흘간 열린다고 전했다. 이 일정대로 치러지면 민주당 전당대회는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대 바로 일주일 전에 열리게 됐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야당이 여당보다 먼저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민주당이나 공화당 모두 전당대회 일정을 추가로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WP는 민주당 관계자들이 8월 전당대회도 연방 및 주 정부 보건 당국자들의 권고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화상 전당대회’를 개최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번 전당대회 연기는 각 주 경선일정 연기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민주당 대선 선두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를 이유로 전당대회 연기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각 주 경선 연기로 오는 6월 2일 뉴저지주와 메릴랜드주 등 10개 주와 워싱턴DC가 경선을 치르기로 하면서 지난 3월 3일 슈퍼화요일에 이어 제2의 슈퍼화요일이 될 전망이다. 반면 주민들에 대해 자택격리 명령을 내린 위스콘신주는 당초 예정대로 4월 7일에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위스콘신주 민주당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경선 진행은 자택격리 명령과 모순된다며 주 정부에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코로나19로 경선과 전당대회 일정 연기 등 차질이 빚어지자 11월 대선 우편투표 확대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처리된 2조2000억 달러(약 2707조 원) 규모의 3차 경기부양 예산에서 우편투표 확대에 40억 달러를 배정하려다 공화당의 반대로 실패했다. 당시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의장은 각 주에서 투표일 15일 이전까지 사전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다. AP통신은 공화당이 우편투표 확대에는 찬성하면서도 민주당의 광범위한 확대안에는 의구심을 표시 중이라고 전했다. 우편투표 확대 시 투표율이 낮은 흑인 등 유색인종과 청년층 투표가 늘어 공화당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우편투표 확대안을 “미친 일”이라며 “만약 이에 동의한다면 공화당이 이 나라에서 선출되는 것을 결코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