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코로나 대응 감시 특별위 구성”

“경기부양책 남용 근절에 초점”
트럼프 “마녀사냥” 강력 반발

미국 하원이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감시·견제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새로 구성되는 위원회를 통해 앞서 통과시킨 정부의 2조 달러(약 2460조4000억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필요 시 소환장 발부 권한까지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폴리티코,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경기부양 법안들을 이행하는 데 대해 조사할 수 있는 초당적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로는 경기부양을 위해 배정된 2조 달러 이상의 자금과 관련한 낭비와 부정행위, 남용을 근절하는 데 위원회 활동의 초점이 맞춰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의회는 최근 정부가 제안한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등 3건의 관련 법안을 가결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은 “돈이 있는 곳에는 종종 비위 행위가 생기기 마련”이라며 “향후 통과될 법안들도 마찬가지로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소환권이 없으면 위원회를 가져도 소용없다”며 강력한 권한 사용을 예고했다. 위원장은 하원 원내총무인 제임스 클라이번 의원이 맡게 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정파적인 조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정치와 당파적 조사를 위한 시간이 아니다”라며 “최근 몇 년간 마녀사냥은 국가에 큰 손실을 입혔으며 마녀사냥을 한 사람들은 결국 패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 가운데서 정치적 조사로 적과 싸우는 것은 매우 큰 자원과 시간, 주의력의 손실”이라고 비난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특별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의원들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