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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03일(金)
소주성 정책이 더 키운 失業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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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대미문의 불확실성 속에 빠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173명이 목숨을 잃었고 세계적으로는 5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번 사태로 예기치 않은 이별을 맞이한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코로나19가 개인에게는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일자리를 위협한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처음 발생해 우리보다 먼저 사태를 겪기 시작한 중국은 약 2개월 만에 경제활동을 재개했지만, 기업들이 처한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중국에서 발표되는 자료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국제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인편으로 확인되는 민간기업들의 생산활동은 약 50%대에 머물러 있고, 문을 닫은 기업도 이미 50만 개를 넘었다.

한국보다 4주 정도 늦게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미국에서는 지난 3월 21일 기준으로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300만 명을 넘었고, 그 1주일 뒤인 28일엔 660만 명을 초과했다. 겨우 2주 만에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약 1000만 명을 기록하면서 실업(失業) 공포가 미국 전역을 덮었다. 특히, 이번에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그룹은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불안한 스포츠 강사, 바텐더, 식당 종업원, 트럭 운전사 등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실업수당 신청자가 1000만 명에 이르는 데까지 약 6개월반 정도 걸렸다. 그래서 기업들은 적어도 최소한의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실업 사태는 전광석화처럼 진행돼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은 두 가지 이유로 한국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다.

먼저, 한국은 지난 3년간 최저임금을 30% 이상이나 인상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정적 여유가 없다. 물가상승률이 떨어지는 와중에 노동생산성 증가치를 훨씬 초과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대다수의 기업이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급작스러운 외부 환경 변화를 감내할 수 있는 여유 재원이 없어진 상황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기존 매출의 80% 정도를 어느 날 갑자기 증발시켜 버리기 때문에, 대다수 기업은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을 유지한다는 것은 대다수 기업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또 하나, 상당 기간 계속된 경제성장률 침체 때문에 이미 상당수 기업이 투자를 줄이거나 미루는 상태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것은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최악의 조합이다. 벌써 항공업계를 시작으로, 외식산업·호텔·학원·관광버스 등 거의 전방위로 실업 공포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번 주에는 한국경제의 맏형이라 불리는 삼성전자와 현대차마저도 세계 곳곳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업 공포는 사실상 전시(戰時)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자국민과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국가와 정부다. 미국의 대통령은 발 빠르게 다양한 기업 대표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위기 상황에서는 개개인의 생계 유지가 중요한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선 기업을 존속시켜 국민의 일자리를 보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다급해지는 경영 현장에서 대통령과 정부의 존재감을 체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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