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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국제]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04일(土)
러시아가 미국에 건넨 호흡기, 알고 보니 제재회사 제품
일부러 해당 제품 골라 보냈을 가능성…대금 부담 놓고도 미러 얘기 달라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졌다.

60t 분량의 호흡기와 마스크를 가득 실은 러시아 군용 수송기가 착륙한 것이다.

공항 관제탑에서는 러시아 수송기에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주로 외국에 물품을 보내는 나라인 미국이 다른 나라도 아닌 강력한 경쟁자 러시아로부터 의료장비를 받은 것이다.

수송기 문이 열릴 때까지만 해도 따뜻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호흡기를 담은 박스 겉면에 찍힌 상표를 보니 미국이 제재해온 러시아 회사 KRET의 자회사가 만든 제품이었다.

KRET는 2014년부터 미국의 제재대상에 올라 미국 기업 및 개인과의 거래가 금지된 곳이라고 미 NBC방송은 3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정부가 기업 및 개인에 거래를 막은 러시아 회사 측으로부터 호흡기를 들여온 셈이다.

미 국무부는 비용을 치르고 호흡기를 구매한 것이라면서 호흡기 구매가 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외교부 측에선 미국과 ‘러시아직접투자펀드’가 반씩 비용을 낸다고 반박했다. 2011년 생긴 이 펀드 역시 2015년 미국 제재 리스트에 추가됐다고 NBC는 설명했다.

호흡기 등 의료장비 전달은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결정한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주 관대한 조치라고 푸틴 대통령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는 일부러 미국의 제재를 받는 자국 회사 관련 제품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 제재했던 러시아 회사로부터 미국이 도움을 받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호흡기가 필요하지 않은 것인가? 그럼 러시아가 가져가겠다”고 말하며 배짱을 부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미국의 러시아제 호흡기 공수는 미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미국에서는 숨은 의도가 있을 텐데도 핵심 경쟁자인 러시아로부터 의료장비를 조달한다는 야당 측의 비판이 있고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국민들 쓸 것도 부족한데 당국이 호흡기와 마스크를 미국에 넘겨준다는 비판이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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