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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0년 04월 06일(月)
요오드화 구리 박막 열화처리 않고 ‘증착’… 반도체 소재 자립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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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ST, 새 청색광 반도체 기술 세계 첫 개발

청색광 밝기, 기존의 10배 이상
대면적 실리콘기판에 사용 가능
장기적인 소자 안정성도 보유

美등 국내외 10여편 특허 획득
자외선광원으로 상업생산 기대
日서 개척해 온 질화갈륨 대체


우리나라 연구진이 새로운 청색광 반도체 기술을 개발해냈다. 기존에 쓰던 질화갈륨(GaN) 대신 요오드화 구리(CuI)를 채택해 고효율의 청색광 발광 화합물 반도체를 새롭게 탄생시킨 것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를 국내 원천기술로 개발함으로써 기술 자립의 첫걸음을 뗐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원리를 이용한 조명으로 에너지 절약형 빛 혁명을 이끄는 LED는 백색광을 내기 위해 적·녹·청, 즉 빛의 삼원색 LED를 필요로 한다. 삼원색 중 가장 늦게 개발된 청색광 LED는 1990년대 일본 과학자들이 질화갈륨을 고순도로 제작하는 기법을 개발, 상용화에 처음 성공했다. 이후 2014년 청색광 LED 발명자인 일본 과학자 3명이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를 안을 정도로 중요한 기술이 됐다. 질화갈륨은 전등뿐 아니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자제품 및 고주파 장치의 핵심 소재로 현재 우리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초고속 통신용 소자,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 그리고 극한조건에서 사용 가능한 극한 환경용 반도체로 활용 범위가 급속도로 확대되는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송진동 책임연구원(단장), 장준연 소장팀은 안도열 ㈜페타룩스 대표(서울시립대 석좌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청색광 LED 반도체에 사용했던 질화갈륨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 반도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진은 구리(Cu)와 요오드(I)를 합성한 요오드화 구리 1-7족 화합물 반도체를 소재로 사용해 고효율로 청색광을 발광하는 소자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원소주기율표의 1-7족 물질들은 강한 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원자 간 결합 강도가 높아 반도체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학계 정설이었으나, 이번 연구로 반도체 소재 기술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요오드화 구리 반도체는 저렴한 실리콘(Si) 기판에 적은 결함으로 성장 가능해 현재 상용화돼 있는 대면적 실리콘 기판(300㎜)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 요오드화 구리 박막 성장온도가 실리콘 기반 상보형 금속산화반도체(CMOS) 소자 공정에 사용되는 온도(300도 이하)와 유사해 열화 처리 없이 요오드화 구리 박막을 증착, 저렴하고 손쉬운 실리콘 반도체 공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연구진은 진공도와 원자층의 성분과 두께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분자선 성장 장치(MBE)를 사용해 실리콘 기판 및 사파이어 기판 위에 요오드화 구리의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공동연구진은 요오드화 구리 반도체가 질화갈륨 기반 소자보다 10배 이상으로 강한 청색광 밝기와 향상된 광전효율 특성, 장기적 소자 안정성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품질 구리 할로겐계 단결정 요오드화 구리를 실리콘 기판 위에 성장, 고효율의 청색 발광을 구현해 세계 최초로 구리 할로겐계 화합물을 이용한 새로운 반도체 소재 기술을 실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공동 연구진은 축적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요오드화 구리 반도체 재료의 원천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미국 특허(US 10566427 B2 등)를 비롯해 국내외 10여 편의 특허를 획득한 것이다.

송 단장은 “기존의 p-형 질화갈륨을 대체해 높은 생산효율의 청색(자외선) 발광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기존 LED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고 있으므로 일본이 독점하고 있는 질화갈륨을 대체하는 새로운 발광 반도체용 소재로 큰 기대를 모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2016년 구리 할로겐계 반도체의 우수성에 대한 이론적 예측을 최초로 보고한 후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성과가 새로운 청색 및 자외선 광원으로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 사업인 차세대반도체연구소 플래그십 과제로 진행됐으며, ㈜페타룩스는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해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 용어설명

분자선 성장 장치(MBE·Molecular Beam Epitaxy) : 대기압의 10¹³분의 1 정도 초(超)고진공이 되면, 약 1×1×1m의 공간 내에서 분자들끼리 서로 반응을 하지 못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원소들을 증발시키면 확산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빔(beam)’처럼 직선으로 뻗어 나가게 된다. 그래서 ‘분자선’이라고 부른다. 이때 물질을 이루는 원소들을 각각 분해해서 독립적으로 증발시키면, 기판 표면에 서로 독립적으로 도달하게 돼 ‘완벽한’ 초고순도 크리스털을 만들 수 있다. 즉 증발장치에서 출발한 원소가 다른 원자·분자를 일절 만나지 않고 직접 기판에 닿게 된다.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깨끗한 환경인 초고진공 속에서 물질을 원자 단위로 조립할 수 있는 장비인 셈이다. 초고품질이 필요한 반도체 장비를 제작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CuI 청색 LED를 고품질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MBE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덕분이었다. 그전까지는 성장 중의 물질오염 때문에 초고순도 크리스털 제작이 어려웠다.

구리할로겐 : 원소주기율표상 1족 금속(구리·은·금 등) 중 구리와 원소주기율표상 7족 할로겐 물질(불소·염소·브롬·요오드 등)의 결합 물질. 요오드화 구리(CuI)가 포함된 물질계로, 약칭 1-7족 물질이라고 불린다.

질화갈륨(GaN) : 3-5족 화합물인 질화갈륨은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청색광 반도체의 소재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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