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총선 12일前 한전工大 설립 허가한 교육부도 수사 대상

한전공대(工大) 설립이 4·15 총선 12일 전(前)에 느닷없이 인가됐다. 교육부는 주말을 앞둔 지난 3일 전격적으로 대학설립심사위원회를 열고 한전공대 학교법인 설립안을 최종 의결했다. 설립 예정지인 전남 나주를 포함한 호남 표심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노린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잖으면, 1조6000억 원의 설립·운영비 조달이 초래할 부작용 등을 우려해 2019년 12월 20일 1차 심사에 이어 지난 1월 31일 2차 심사에서도 하지 않았던 의결을, 그나마 지난달 27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했는데도, 화상 회의까지 열어 황급히 밀어붙였을 리 없다.

교육부가 남은 절차인 장관의 최종 승인에 대해 “위원회 결정을 존중해 1∼2주 안에 최종 허가를 하겠다”고 예고한 배경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고 에너지 특화 대학’ 운운하며 교육부는 설립의 당위성을 강변하지만, 궤변이라는 것은 드러난 지 오래다. 한국의 대학은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급감으로 구조조정이 화급한 상황이다. 이공계 특성화 대학은 광주의 지스트(GIST)를 포함해 이미 5개가 있고, 대부분 에너지 관련 학과도 운영 중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1조2000억 원 적자를 본 한전에 공대 설립·운영의 덤터기까지 씌우겠다는 것은 반(反)이성 차원을 넘어 범죄에 해당한다.

한전의 소액주주 대표들은 한전공대 설립과 관련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강요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교육부가 해당 위원회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달리 있기 어렵다. 고발된 당사자들뿐 아니라, 이번 결정을 내린 위원과 교육부 책임자들도 수사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 책임을 예외 없이 엄정히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