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덕에 버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조4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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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4분기보다 10% 줄었지만
코로나 여파에도 ‘6조원 수성’
반도체가격·수요 나란히 상승

해외공장 중단·가전특수 실종
증권사 “2분기 최악실적 우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힘겹게 ‘영업이익 6조 원’을 지켜냈다. 코로나19 확산 전 업계 전망치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최근 잇따라 하향 조정된 전망치는 웃돌았다. 올해 첫 성적표인 1분기 고비를 힘겹게 넘긴 것이다. 문제는 2분기로, 해외 공장 ‘셧다운’ 등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최악의 2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매출 55조 원, 영업이익 6조4000억 원의 올해 1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발표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2019년 4분기) 대비 8.15%, 영업이익은 10.61%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8%, 2.7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올해 1월 증권사의 영업이익 추정치(6조6000억∼6조8000억 원)보다는 3∼5%가량 낮지만, 최근 줄줄이 낮춰 5조 원 후반대까지 예상했던 전망치보다는 8∼10% 높은 수치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조948억 원까지 하향 조정됐다

영업이익 6조 원 수성에는 반도체의 ‘하드 캐리’가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3조 원 후반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별로는 3조6000억 원부터 4조 원까지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이는 반도체 가격과 수요가 나란히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램과 낸드 가격이 저점을 찍고 올해 초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커머스, 화상회의 등 언택트 관련 수요가 늘면서 서버 투자가 앞당겨지고 불확실성 확대로 재고를 확보해두려는 고객사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휴대전화·TV 등 세트도 1분기 출하량이 매출로 잡혀,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기 전으로 1분기 실적에 크게 발목을 잡지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1분기는 시작일뿐 코로나19 여파의 직격탄을 맞게 될 2분기가 본격적인 실적 하락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유럽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하면서 해외 공장 셧다운은 물론 매장 폐쇄까지 잇따르면서 2분기 실적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은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트 부문의 경우 일본 도쿄올림픽 연기 등 ‘스포츠 특수’ 실종과 3월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실적이 2분기에 반영되는 만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망치를 계속해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스마트폰·TV 등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2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