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5 국가미래 걸린 ‘文정부 6大정책’ 검증>‘소득주도성장’ 찬성 논리는… 분배·성장의 선순환구조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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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성,특이한 정책이 아닌
보편적이고 상시적인 정책

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두 바퀴로 달리는 수레와 같다. 수요가 부족하면 공급은 실현되지 못한다. 이자율의 하락이 투자를 유발하지 못하고, 생산이 증가해도 이를 소비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니 농민이 밭을 갈아엎고, 급식업체가 폐업 위기에 놓인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는 그 성과가 중소기업, 소상공인, 근로자들에게 적절히 배분돼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소비 여력이 확대돼야 한다.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공급은 지속될 수 없고, 성장의 둔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은 가계소득 증대, 사회안전망 확충,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총수요를 견인하고 사회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안정자금, 근로장려금 강화, 공공일자리 확대 등은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고용보험 확대와 자영업자 사회보험료 지원 등을 통해 고용안전망을 확충하고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확대, 기초생활보장제도 강화 등으로 이전소득을 보강했다. 문재인 케어, 고교 무상교육, 공공임대주택 지원 등을 통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투자는 성장을 견인하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아직 소주성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몇 가지 지표를 통해 미래의 변화를 가늠해 볼 수는 있다. 첫째,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2016년 2.5%에서 2018년 4.8%로 상승했고, 근로소득과 공적이전소득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둘째, 분배구조의 개선이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 즉 노동소득분배율(한국은행 기준)은 같은 기간에 62.5%에서 63.8%로 증가했고, 양극화를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의 5분위 배율(4분기 기준)은 2018년 5.47에서 2019년 5.26으로 하락했다. 소득 불평등의 감소는 저임금 근로자의 비중 감소와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축소, 조세 및 이전지출의 재분배 기능이 강화된 결과다. 셋째, 2019년에는 취업자의 증가세가 회복됐다. 최후의 고용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강화된 것이다. 그 결과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서 재정과 민간소비가 그나마 성장률의 악화를 방어할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1990년대 이후 노동소득분배율이 낮아지고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추세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으로 소비가 위축됐지만, 자본소득 증가로 인한 투자 증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제성장률의 회복을 위해서는 노동소득분배율과 소득 불평등의 개선을 통해 내수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분배구조의 개선은 그 자체로 기업과 사회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노동기구(ILO)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조차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분배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제 소주성은 특이한 정책이 아니라 보편적이고도 상시적인 정책 방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소주성으로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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